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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져서 방화하다니... 앙심 이입 말아달라" 변호사들의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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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져서 방화하다니... 앙심 이입 말아달라" 변호사들의 호소

입력
2022.06.10 13:30
수정
2022.06.10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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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들, 사건 이튿날에도 규탄 성명
"비인륜적 행위" "법치주의 위협" 지적
"개인적 앙심, 변호사에 이입 말아달라"
처벌 강화·보안업체와 협약 추진 제안도

10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 변호사 사무실 화재 현장 앞에 인근 법무사 사무실 직원이 놓고 간 조화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10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 변호사 사무실 화재 현장 앞에 인근 법무사 사무실 직원이 놓고 간 조화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7명의 사망자를 낸 대구 수성구 범어동 법무빌딩 화재 사건을 두고 변호사들의 규탄 성명이 이어지고 있다. 변호사들은 법률대리인에 불과해 공격 대상이 되선 안 된다는 취지다. 변호사를 향한 테러를 막기 위해 인식 개선과 처벌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서울변호사회(서울변회·회장 김성욱)는 10일 성명을 통해 "본인이 소송에서 패소했다는 이유만으로, 한순간에 무고한 희생자들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갔다"며 "결코 용납될 수 없는 비인륜적 행위"라고 규탄했다. 대한변호사협회(대한변협·회장 이종엽)도 전날 "이번 사건은 개인을 향한 범죄를 넘어 사법 체계와 법치주의를 위협하는 중대한 도전"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변호사들은 인식 개선을 촉구하기도 했다. 서울변회는 "어떠 사건이든 최선을 다해 의뢰인 권익을 대변하는 게 법률이 정한 변호사 책무"라며 "변호사는 법률대리인일 뿐이므로, 개별 사건에서 발생한 개인적 원한이나 앙심을 절대 변호사에게 이입해선 안 된다"고 호소했다.

방화로 추정되는 불로 7명이 숨진 대구 법무빌딩 건물의 폐쇄회로(CC)TV에 방화 용의자가 9일 범행 직전 흰 천으로 감싼 물건을 들고 2층으로 올라서는 장면이 포착됐다. 독자 제공

방화로 추정되는 불로 7명이 숨진 대구 법무빌딩 건물의 폐쇄회로(CC)TV에 방화 용의자가 9일 범행 직전 흰 천으로 감싼 물건을 들고 2층으로 올라서는 장면이 포착됐다. 독자 제공

국회가 변호사에 대한 공격을 엄중하게 처벌하는 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청년 변호사 단체인 한국법조인협회(회장 김기원)도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판사나 검사에게 폭언·협박을 하는 것을 상상할 수 없듯이, 사건 관련자가 변호사에게 공격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절대 안 된다는 것을 (법으로) 만들어 달라"고 밝혔다.

변호사단체들은 변호사를 향한 테러 행위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할 계획이다. 서울변회는 "변호사들이 업무수행 과정에서 부당한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폐쇄회로(CC)TV 및 보안업체 등과 단체협약 추진을 비롯한 제도적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대한변협도 "법치주의 근간을 뒤흔드는 모든 물리력으로부터 변호사들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즉각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날 오전 10시 55분쯤 대구 수성구 범어동 법무빌딩 방화사건으로 용의자를 포함해 7명이 숨지고 50명이 다쳤다.

박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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