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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나는 '말꾼' 아닌 '일꾼'... 34년 공직활동이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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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나는 '말꾼' 아닌 '일꾼'... 34년 공직활동이 입증했다"

입력
2022.05.28 04:3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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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격전지' 경기지사 선거 동행 르포
"민주당 잘못 많아도 씨앗은 남겨 달라"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가 27일 경기 안양시 평촌역 앞에서 열린 집중 유세에서 지지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안양=연합뉴스

“인구 1,400만 명의 경기도를 이끌 경기지사로 남이 써 준 글만 읽던 사람이 되어야 하겠습니까. 아니면 일과 성과와 결과로 보여준 일꾼이 돼야 하겠습니까."

27일 낮 12시 30분, 경기 안양 지하철 4호선 평촌역 앞 사거리에서 현장 유세에 나선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의 목소리는 잔뜩 쉬어 있었다. 하지만 맞상대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와의 ‘비교우위’를 설명하는 대목에선 힘이 넘쳤다. “34년 간 공직에서 국가를 운영하며 경제부총리까지 지냈다” “아빠ㆍ엄마 찬스, 학벌 찬스, 지역 찬스 없이 오로지 실력으로 증명했다” 등 능력에서 무결점 후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그리고 이명박 전 대통령 재임 기간 각각 대변인을 지냈던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는 일꾼이 아닌 ‘말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서민 출신’이라는 배경도 강점으로 내세웠다. 그는 김은혜 후보를 “특혜 채용 의혹을 받는 특권층 수백억 원대 자산가”라고 규정한 반면, 자신은 “15세 때부터 성남 천막집에 살면서 서민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공감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며 차별화를 꾀했다. 공직과 아주대 총장을 지낸 뒤 전관예우와 거리를 둔 자신과 이 전 대통령 대변인직을 내려놓자마자 KT 전무로 자리를 옮긴 김은혜 후보의 다른 행보도 은근히 부각했다. 그러면서 “20억, 30억 원을 주겠다는 전관예우 제안을 거절하고, 청렴하고 깨끗하고 정직하게 살아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타이 차림으로 "유능하고, 소탈한 일꾼" 강조

김동연 후보는 유세 내내 ‘차가운 관료’ 인상을 벗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 청바지ㆍ운동화 차림에 더해 넥타이 없는 흰색 와이셔츠 소매를 걷어 올리는 등 ‘소탈한 일꾼’ 이미지를 각인시키려는 듯했다.

민주당 소속도 굳이 드러내지 않았다. 당적을 확인할 수 있는 소품은 어깨띠가 전부였다. 민주당이 낮은 지지율로 고전하고 있는 만큼, 인물론으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혔다. 김 후보는 민주당을 향한 심판 여론을 의식한 탓인지 “대선 패배는 우리가 국민이 바라보는 눈높이에 맞게 바뀌고 변화하고 개혁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반성했다. 이어 “제가 민주당을 바꾸겠다”면서 “비판하고 질책하시더라도 민주당의 종자와 씨앗들은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날 유세 현장에 대동한 어머니를 앞세워 “나는 충북 출신이지만, 안양은 제2의 고향”이라고 연고를 강조하기도 했다. 김 후보의 어머니는 현재 안양에 거주한다.

김동연(왼쪽)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가 27일 안양 유세에서 어머니와 유권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안양=연합뉴스

전날 파주시 금촌통일시장 유세에서도 김 후보는 격의 없는 제스처를 여러 번 취했다. 막걸리를 건네는 식당 손님의 청을 “딱 반 잔만 주시라"며 거절하지 않았고, 생닭을 손질 중이던 상점 주인의 손을 덥석 잡고 지지를 호소했다.

또 수산물 가게를 운영하는 할머니가 “이재명 후보가 대선에서 떨어져 식구들이 다 울었다. 뉴스도 안 본다”며 아쉬움을 나타내자, “도와주셔야 이긴다”면서 기호 1번을 의미하는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가 26일 경기 파주시 금촌시장 유세에서 상인과 주먹 인사를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신발 가게 주인과 인사할 때는 "제가 경제부총리를 지냈다. 경제를 잘 살리겠다"고 장담했고, 김동연 후보를 보고 "교회 오빠 같다"는 또 다른 상인에게는 "제가 교회 집사"라며 친근감을 표했다.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가 26일 경기 파주시 금촌시장에서 현장 유세 도중 아이를 안고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김 후보는 파주시장 유세 직후 한국일보와 한 현장 인터뷰에서도 시종일관 ‘인물론’을 내세웠다. 다음은 일문일답.

-현재 판세를 어떻게 보나.

“박빙이다. 대선 직후라 그런지 진영 결집이 고착화되고 있다. 아쉬운 일이다. 지방선거는 말꾼이 아니라 일꾼을 뽑는 선거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후보들의 성과를 보고 유권자들이 평가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은 기간 도민 여러분이 경제부총리까지 지내며 성과를 낸 저와 다른 사람의 대변인만 한 후보를 두고 정확한 평가를 내려줄 것으로 믿는다.”

-전국적으로 민주당이 고전하고 있다. 왜 그런가.

“민주당의 성찰이 부족했다. 기득권 내려놓기에도, 국민 눈높이에 맞는 변화와 개혁에도 미흡했다.”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가 26일 경기 파주시 금촌역 근처의 한 카페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그럼에도 민주당 후보가 당선돼야 하는 이유는.

“윤석열 정부를 건전하게 비판하고, 견제할 책무가 민주당에 있어서다. 경기도와 대한민국을 발전시키고 개혁ㆍ변화에 앞장설 수 있는 민주당의 종자 씨앗들을 잘 길러달라고 요청드리고 싶다.”

-김은혜 후보에 대한 평가는.

“스스로 만든 성과는 잘 안 보인다. 다른 사람의 입 역할만 했다. 더구나 특권층이자 특혜 받은 자산가가 아닌가. 서민의 마음을 헤아리는 공감 능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김은혜 후보 본인은 낙하산 인사로 KT에서 전관예우를 받았고, 심지어 KT 전무로 일할 때 채용청탁 의혹까지 받고 있다. 자산 축소 신고 의혹도 있다.”

-김은혜 후보는 여당 당선자가 경기 발전에 유리하다고 주장하는데.

“도정을 그저 대통령이나 중앙정부에 의지하겠다는 건 1,400만 경기도민의 자부심을 해치는 것이다. 그럴 거면 지방자치가 왜 필요한가. 도지사의 진정한 실력은 남에게 의존해서 나오지 않는다. 가치와 철학, 그리고 이를 정책에 녹일 수 있는 능력과 실천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공직 생활 동안 중앙부처와 지방정부의 업무 조율을 해온 내가 적임자다.”

-'86세대 용퇴론' 등으로 민주당 지도부가 시끄러웠다.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당 개혁 및 변화의 방향성을 제시한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선거를 코앞에 두고 개혁 세부 방향을 놓고 당내 갈등이 빚어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일단 우리의 다짐을 보여드리고, 구체적 내용은 선거가 끝난 뒤 정치교체위원회 등을 꾸려서 방향을 정해야 한다.”

안양·파주= 이성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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