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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세 6억 절감, 절세 아닌 탈세? 이종섭 딸 위장전입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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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양도세 6억 절감, 절세 아닌 탈세? 이종섭 딸 위장전입 의혹

입력
2022.04.22 17:30
6면
0 0

잠실아파트 처분 전, 장녀 인근 다가구 주택 전입
주민들 "본 적 없다" 한목소리… 실거주 여부 의심
세대 분리로 양도세 6억5000만→1100만 줄어
전문가 "탈세 목적 위장전입 개연성… 조사해야"

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오후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오후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종섭(62)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3년 전 서울 잠실 아파트를 팔아 10억 원 넘는 차익을 내고도 자녀 세대 분리를 통해 양도세를 6억 원 이상 줄였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당시 별도 세대를 구성했던 딸이 주소지만 옮겼을 뿐 실제로는 그곳에 살지 않은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포착됐다. 전문가들은 이 후보자 딸이 실제로 위장 전입을 했다면 이 후보자의 양도세 과소 납부는 '절세'가 아니라 '탈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관련기사: [단독] 딸 세대분리+일시적 2주택… 양도세 6억원 절감한 이종섭 후보)

22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후보자 장녀 이모(29)씨는 2018년 9월 부모와 함께 살던 서울 용산구 동빙고동 아파트를 나와 용산구 보광동 주택에 세입자로 전입신고를 했다. 3층 건물에 총 4가구(1층 2가구, 2층 1가구, 3층 1가구)가 사는 곳으로, 부모 집과는 도보로 10분가량 떨어져 있다. 다세대가 아닌 다가구 주택이라 이씨가 4개 가구 중 어떤 집에 입주하기로 계약했는지는 등기부상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이 후보자 측은 이씨가 취업 후 독립을 원해 보증금 300만 원, 월세 25만 원에 이 집을 계약해 지난해 3월까지 2년 6개월간 거주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서울 용산구 보광동 한남2구역 재개발 지역. 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 딸은 2018년 9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이 일대에 주소지를 두고 있었다. 조소진 기자

서울 용산구 보광동 한남2구역 재개발 지역. 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 딸은 2018년 9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이 일대에 주소지를 두고 있었다. 조소진 기자

하지만 한국일보가 이씨가 주소를 뒀던 다가구 주택 입주자와 이웃들을 탐문한 결과 인터뷰에 응한 주민 전원이 이씨를 본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해당 주택에 10년째 살고 있다는 세입자 A씨는 "이○○(이 후보자 딸 이름)란 사람을 모른다. 그런 이름으로 택배가 온 적도 없다"며 "이 건물에 여성 혼자 사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세입자 B씨도 "12년째 이곳에 살고 있는데 여자 혼자 산 적은 한 번도 없다"면서 "사람은 안 살고 서류상으로만 해놓은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이곳 세입자들은 다가구 주택 특성상 전기·수도요금이 부과되면 함께 나눠서 내기 때문에 이씨가 2년 넘게 살았다면 모를 수 없다고 공통적으로 말했다.

바로 옆 다가구 주택에서 40년간 살았다는 C씨는 "세입자가 많이 바뀌긴 하지만 2년 넘게 살았다면 내가 누군지 알 텐데 이○○라는 젊은 여성은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일부 주민은 해당 주택을 포함한 일대가 주택 재개발 구역(한남2재정비촉진구역)이라 젊은 독신 여성이 선호할 만한 주거 환경이 아니라는 지적도 내놨다.

이 후보자 측은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의 관련 질의에 "이씨가 당시 광고업계에 종사하면서 업무 특성상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했고, 여성 혼자 살아서 이웃과 교류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씨가 해당 주택에 실제로 거주했다는 사실을 증빙할 서류를 제시해달라는 한국일보 요청엔 개인정보 보호 등을 들어 거부했다.

이씨의 실거주 여부는 이 후보자의 잠실 아파트 양도세 납부의 적법성과 직결된다. 이 후보자는 장녀 이씨가 세대 분리를 하고 6개월이 지난 2019년 5월 부부 공동 소유였던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84.99㎡)를 16억2,000만 원에 매각했다. 양도차익은 10억6,700만 원이었지만 양도세는 차익의 1% 수준인 1,147만 원만 냈다.

아파트 매각 당시 이 후보자 가족은 △부부 공동 명의로 경기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연립주택(107.88㎡) △장녀 명의로 서울 동작구 사당동 아파트(46.75㎡)까지 3주택을 보유하고 있었다. 만약 세대 분리가 되지 않았다면 잠실 아파트 양도차익엔 3주택자 최고세율(62%)이 적용돼 6억5,000만 원의 양도세를 냈어야 한다는 게 세무사들의 견해다.

이 후보자 딸의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세제를 잘 이해하는 이들이 사용하는 하이 퀄리티(고단수) 방식"이라며 "탈세를 목적으로 했을 개연성이 상당히 높아 보인다"고 주장했다. 한 세무사는 "이 후보자 딸이 실제로 전입 주소지에 거주하지 않았다는 게 확인된다면 이 후보자가 양도세를 탈루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위장전입 정황이 의심된다면 양도세 부과 제척기간(최소 5년)이 남았으니 과세관청에서 실거주 여부 등을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
조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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