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어린이 1차·청소년 3차 백신 접종 '자율'... 부모들 "굳이 맞힐 이유가..."

알림

어린이 1차·청소년 3차 백신 접종 '자율'... 부모들 "굳이 맞힐 이유가..."

입력
2022.03.15 04:30
1면
0 0

5~11세 1차 접종 사전예약 24일 시작
12~17세 3차 접종은 오늘부터도 가능
전문가 “천식·아토피 있으면 의사와 상의”

인천국제공항 관계자들이 14일 오후 화물터미널에 도착한 화이자의 소아용 코로나19 백신 초도물량 30만 회분을 확인하고 있다. 영종도=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관계자들이 14일 오후 화물터미널에 도착한 화이자의 소아용 코로나19 백신 초도물량 30만 회분을 확인하고 있다. 영종도=연합뉴스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 정점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부가 어린이 코로나19 백신 기초접종과 청소년 추가접종을 시작한다. 학부모들 반응은 싸늘하다. 아이들 접종으로 오미크론 유행 규모가 줄어들 걸 기대하기엔 이미 늦었고, 접종률을 끌어올릴 묘수도 없다. 그럼에도 방역당국은 중증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에게는 여전히 백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고위험군만 권고, 나머진 자율로

14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그간 접종 대상에서 제외됐던 5~11세 어린이 약 307만 명의 접종 사전예약을 오는 24일부터 받는다고 밝혔다. 5~11세는 유효 성분이 성인용의 3분의 1 정도인 소아용 화이자 백신을 맞는다. 실제 접종은 전국 1,200여 개 위탁의료기관에서 31일 시작된다. 1차와 2차 접종 간격은 8주(56일)다.

다만 추진단은 접종을 ‘권고’하진 않고 '자율'에 맡겼다. 만성질환을 앓거나 비만이거나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경우 등의 고위험군에게만 접종을 권고했다. 화이자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한 임상연구에 따르면 백신을 맞은 5~11세와 16~25세의 면역 반응은 비슷했다.

2차 접종 완료 후 3개월이 지난 12~17세 청소년의 3차 접종 사전예약도 이날 시작됐다. 21일부터 맞는데, 당일 접종은 이날부터도 가능하다. 역시 고위험군에게만 권고하고, 일반 청소년은 자율 결정하도록 했다. 1, 2차 접종 완료 후 코로나19에 확진된 청소년은 3차를 맞지 않아도 된다.

접종 후 이틀까진 출석 인정

이날 신규 확진자(30만9,790명) 중 0~9세가 12.18%, 10~19세가 13.80%다. 50~80대보다 높은 비율이다. 오미크론이 우세 변이가 된 뒤 아이들 확진은 뚜렷하게 늘고 있다. 그러나 막상 학부모들은 접종을 꺼리는 분위기다. 7세 아이를 둔 박모(41·서울 동작구)씨는 “안전이 보장되지도 않고, 맞고 나면 어른도 힘든데 애한테 어떻게 맞히나”라고 말했다. 온라인 맘 카페의 한 학부모는 “등교를 풀어 확진자가 이미 퍼졌는데 이제 와서 백신 접종이라니 앞뒤가 안 맞는다”고 지적했다.

14일 오전 경기 화성시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아이들이 등교하고 있다. 정부는 만 5~11세 어린이의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을 24일부터 받는다고 이날 발표했다. 화성=뉴스1

14일 오전 경기 화성시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아이들이 등교하고 있다. 정부는 만 5~11세 어린이의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을 24일부터 받는다고 이날 발표했다. 화성=뉴스1

청소년 3차 접종도 마찬가지다. 고1 아이를 둔 양모(44·서울 양천구)씨는 “확진돼도 위중증으로 갈 확률은 높지 않은데 굳이 맞혀야 하나 싶다”며 “주변 학부모들 의견도 비슷하다”고 했다. 현재 접종 대상 중 가장 어린 12세의 접종률도 1차 7.9%, 2차 3.9%에 그친다.

정부도 사실 뾰족한 유인책은 없다. 접종일부터 이틀까지는 결석·지각·조퇴·결과도 출석으로 인정하고, 백신 맞느라 시험을 못 보면 인정점(결시 이전·이후 성적의 일정 비율을 환산 처리한 점수)을 주는 정도다.

“23일 전후 감소세 전환… 정점 지나도 오미크론 지속”

대다수 전문가들 역시 어린이와 청소년 접종률이 올라간다 해도 코로나19 유행 양상에 큰 영향을 미치진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유행 규모 통제가 목적이라기보다 아이들 개인의 건강을 위해 접종 기회를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방역당국은 오미크론 유행이 갑자기 꺾이진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은 예방접종이 의미가 있다는 입장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을 지나더라도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기 때문에 조금은 늦었지만 접종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특히 고위험군 어린이와 청소년은 정점 이후에도 감염돼 중증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심장질환, 천식, 아토피피부염을 앓고 있거나 자주 입원하는 아이들에 대해선 보호자가 의료진과 접종을 상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당국은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오는 16일 32만 명 이상 발생하고, 22일까지 최대 37만 명대로 치솟았다가 23일 전후 감소할 거란 예측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23일쯤엔 중환자가 1,800명 이상으로 늘고,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초엔 1,650~2,120명까지 불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이날 0시 기준 재원 중인 위중증 환자는 1,158명으로 다시 최다 기록을 깼다.

임소형 기자
윤태석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