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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에 등돌린 분당·과천 표심... 국민 목소리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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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에 등돌린 분당·과천 표심... 국민 목소리 담겼다

입력
2022.03.11 09:30
수정
2022.03.11 10:43
0 0

이재명, 경기도 31개 지자체 중 7곳서 패배
양평·가평 이외에 과천·포천·연천·여주·이천
안방 성남서 이겼지만 주거지 분당서 쓴잔

윤석열(가운데)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선대본부 해단식에서 당선증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윤석열(가운데)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선대본부 해단식에서 당선증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0.73%포인트 초박빙 차이로 끝났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호남과 세종, 경기와 제주에서 승리했다. 이 후보는 특히 안방인 경기도에서 442만8,151표(50.94%)를 얻어, 396만5,341표(45.62%)를 획득한 윤 당선인을 제쳤다.

수치만 놓고 보면 이 후보가 경기도에서 과반을 넘어 승리했다고 볼 수 있지만, 경기도가 이 후보의 홈그라운드라는 점을 감안하면, 경기도의 '아쉬운 성적'이 패배의 단초가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나온 이 후보의 경기도 득표율을 분석해 보면, 경기도내 31개 시·군 가운데 이 후보가 패한 곳은 7곳에 불과하다. 전형적인 보수 텃밭인 양평과 가평 이외에 과천·포천·연천·여주·이천 등지다. 구청 단위까지 포함하면 자택이 있는 성남시 분당구 정도에서 졌다.

이 후보가 압승은 아니더라도 10%포인트 이상 앞설 것으로 예상했던 경기도에서 고전한 이유는 이들 7곳에서 패한 게 결정적이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부른 표심

이재명 후보는 자신의 안마당인 성남시에선 승리했지만 주거지가 위치한 분당구에선 패했다. 이 후보는 분당에서 14만966표를 얻는 데 그쳤고, 윤 당선인은 18만3,094표를 얻었다. 분당구는 ‘천당 밑에 분당’이라 불리며 강남3구와 함께 부동산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이다.

이재명 후보는 과천에서도 2만1,072표(39.23%)를 얻는 데 그쳐, 3만934표(57.59%)를 얻은 윤 당선인에게 패했다. 과천은 제3기 신도시 조성 등 현 정부 부동산 정책에 직격탄을 맞아 단체장 주민소환투표까지 갔던 곳이다.

이재명 슬로건 '공정'에 역풍 맞기도

이 후보는 경기지사 취임과 동시에 도청 슬로건으로 ‘공정한 사회’를 내세웠지만, 이번에 패배한 지역에선 오히려 공정의 역풍을 맞았다.

이 후보는 도청 소재지인 수원 4개 자치구에서 모두 승리했다. 구도심인 장안구(50.44%)·권선구(51.99%)에서 5%포인트 이상 이겼고, 보수 텃밭인 팔달구에서 48.94%를 기록해 47.28%를 얻은 윤 당선인을 근소하게 제쳤다.

하지만 젊은이들이 많이 거주해 민주당 텃밭으로 분류된 영통구에서 11만4,418표(48.29%)를 획득, 11만4,252표(48.22%)를 얻은 윤 당선인보다 166표를 더 얻었을 뿐이다. 여유 있게 이겨야 할 곳에서 간신히 이긴 것이다.

하남시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하남은 과거 보수텃밭이었지만, 신도시인 미사지구 조성으로 젊은이들이 유입되면서 야당이 아닌 여당 텃밭으로 바뀌었다. 그럼에도 이 후보는 10만1,106표(48.75%)를 얻어, 10만88표(48.26%)를 받은 윤 당선인과 불과 1,018표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영통구와 하남시는 신도시 조성으로 젊은 세대가 유입되면서 교육열이 높은 곳이다. 자식을 둔 30~40대 부모가 많아 ‘공정 이슈'에 대한 심판이 표로 연결됐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평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선대위 해단식을 마치고 당직자들의 배웅을 받으며 떠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선대위 해단식을 마치고 당직자들의 배웅을 받으며 떠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안방에서 표 차이 많지 않아

경기 북부에서 이재명 후보 대신 윤 당선인을 선택한 곳은 북한과 인접한 포천시와 연천군 등 두 곳뿐이다.

이 후보는 포천에서 4만4,320표(46.62%)를 얻었고, 4만7,306표(49.76%)를 내줬다. 연천에선 1만2,013표(42.07%)를 얻은 데 그친 반면 1만5,325표(53.67%)를 잃었다.

유권자들이 문재인 정부 대북 정책을 계승하겠다는 이 후보 대신 ‘비핵화 먼저’를 외치며 북한과 거리두기에 나선 윤 당선인의 안보관을 선택한 것이다.

윤 당선인은 이밖에 지청장으로 근무했던 여주에서 3만8,731(53.83%)를 얻어 3만694표(42.66%)를 획득한 이재명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이천시에서도 6만7,726표(49.74%)를 얻은 윤 당선인이 6만3,562표(46.68%)를 획득한 이 후보를 4,164표 앞섰다.

경기도 한 지자체 관계자는 “이재명 후보가 홈그라운드인 경기도에서 여유 있게 이길 것으로 생각했는데 표차가 얼마 나지 않아, 이 후보 입장에선 뼈아팠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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