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완주하면 정권교체 주역 아닌 어렵게 하는 입장될 것"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단일화 어려워진 건 사실"
"4자구도, 정권교체 지지표 윤석열에 결집될 것"
"안철수, 정권교체의 길 다시 생각해야" 미련도
"장제원, 安측과 소통 통로 중 하나..윤핵관 아냐"

중앙선관위가 주최한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토론회(정치분야)가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상암동 SBS에서 열려 안철수 후보와 윤석열 후보가 인사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간 단일화 협상 결렬로 인한 표심 영향에 대해 "정권교체를 원하는 분들은 1위 후보인 윤석열 후보로 몰릴 수밖에 없고, 그것이 정권교체의 열망을 실현하는 길"이라고 기대 섞인 분석을 내놨다. 안 후보에게 단일화 재고를 촉구하며 여전히 미련을 보이기도 했다.

김 최고위원은 1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끝까지 단일화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처음보다는 조금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협상 결렬에 대한 불만과 미련의 감정을 동시에 내비쳤다. 그는 "안철수 후보께서 순수하게 정권교체의 주역이 되겠다고 말씀하신 이후에 후보단일화를 제안했기 때문에 저희들은 '여론조사를 통해서 야권 단일후보를 선출하자'는 방식에 대해 조금 협의만 하면 쉽게 단일화에 이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순수하게 대했다"고 밝혔다. 이어 "안 후보께서 선출 방식을 우리가 받아들이지 않을 걸 예상하고 제안한 것인지, 순수하게 이런 방식을 통해서 야권 단일후보를 선출하면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인지 약간 의문이 든다"며 "그래서 조금 혼선이 가해진다"고 했다.

그는 "단일화가 확실히 어려워졌다고 판단하면 안철수 후보께서 보여준 정권교체 의지가 실현 불가능해진다"며 "안철수 후보가 완주해도 (한 자릿수 지지율인) 현재 입장에서 정권교체의 주역이 될 수 없고, 어떻게 보면 정권교체를 어렵게 하는 입장이 될 수도 있다"고 안 후보를 겨냥했다. 그러면서 "정권교체의 주역이 되겠다며 단일 후보를 만들자고 제안한 안 후보께서 조금 석연치 않은 자세를 보이니까 정권교체를 바라는 많은 분들이 보다 윤석열 후보 쪽으로 몰릴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 좀 더 합리적"이라고 다시 강조했다.

"안철수, 정권교체 길 무엇인지 한번 더 돌아봐야"

이준석(오른쪽) 국민의힘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서 열린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안 후보와의 단일화 끈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은 발언도 나왔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법륜 스님 등 종교계 원로들이 이날 국민통합을 위한 연합정부 구성을 당부하는 긴급제안 성명 발표에 대해 "많은 원로들도 후보단일화를 통한 정권교체가 목표"라며 "안철수 후보께서 정권교체의 길이 무엇인지 한 번 더 돌아보시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그는 "(안 후보가 내세운) 정치교체니 정치개혁도 근저에는 결국 그런 방식으로 정권교체를 이뤄달라는 것인데 그런 열망을 외면해선 안 된다"며 "많은 원로들의 걱정을 한 번쯤 귀담아듣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재차 촉구했다.

'종교계 원로들의 성명이 이재명 후보가 주장하는 통합정부와 맞닿아 있다'는 지적에 김 최고위원은 "통합정부든 뭐든 주장하지만 결국 정권연장을 위해 안철수 후보를 이용해 먹겠다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야권 후보) 단일화를 방해하는 것 자체도 이용해 먹는 것"이라며 "안철수 후보께서 그걸 모르신다면 조금 안타깝고 알고도 저러신다면 끝까지 완주하기 위한 명분을 쌓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장제원, 안철수 배려 차원에 협상 나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유튜브 캡처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후보측 핵심관계자)'으로 지목됐던 장제원 의원이 안 후보와의 협상에 나선 사실을 공개해 점화된 윤핵관 재등장 논란에 대해서는 "이태규 의원과 또는 안철수 후보와 그나마 소통이 잘 되는 분을 찾다보니까 오히려 안 후보를 배려하는 입장에서 장제원 의원이 나간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최고위원은 "저도 사실은 안철수 후보 측의 고위 선대위 관계자와 접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었다"며 "안 후보 쪽에서는 우리 당의 여러 명과 각 단계별로 접촉해서, 표면적으로 드러난 분이 장제원 의원일 뿐 무슨 특별한 문제가 있었다고 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협상 창구 역할로 누구와 주로 대화를 나눴냐'는 질문에 김 최고위원은 "저는 특별히 협상창구였다기보다 안철수 후보 측 선대위 고위관계자 입장에서 봤을 때 우리 쪽과 좀 의사소통이 덜 된다고 보고 저에게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고, 그래서 만나고 대화해 온 것이 최근"이라며 "한 사람만 특별히 안철수 후보 측과 대화한 게 아니라 장제원 의원이 이태규 의원을 만난 건 특별히 대단한 문제가 있거나 또는 윤핵관 문제가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