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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법 시행... '산재공화국' 오명 벗을 전기로

입력
2022.01.27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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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하루 앞둔 26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알리는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뉴스1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하루 앞둔 26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알리는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뉴스1

중대재해처벌법이 27일부터 시행된다. 이 법은 2018년 충남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근무하다 숨진 김용균씨 사건과 2020년 38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기 이천 물류창고 화재 참사를 계기로 제정됐다. 앞으로 안전ㆍ보건 확보 의무를 지키지 않아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는 1년 이상 징역이나 10억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위험의 외주화’라는 표현이 함축하듯 산업재해는 다단계 구조 말단에 있는 하청 노동자들에게 집중되고 책임은 하급 관리자를 처벌하는 것으로 귀결돼 왔다.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엄벌주의라는 일각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이 법은 경영책임자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을 만들어 실질적인 경영책임자가 책임지고 작업장 안전 개선에 나서라는 것이다. 기업들이 앞다퉈 최고안전책임자를 만들고 안전조직을 강화하는 등 산재예방을 위한 가시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이런 노력들은 처벌을 피하기 위한 보여주기식 대책이 아니라 실질적인 안전역량 강화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한편 산재비율이 높은 건설ㆍ중화학 업계에서는 법이 규정한 경영책임자의 범위가 모호하고, 안전ㆍ보건 의무가 명확하지 않다면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산업계 일각에서는 법 시행 전부터 ‘사업주 처벌 시 사업 운영이 불가능하다’면서 노골적으로 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 법은 무차별적으로 사업주를 처벌하는 법이 아니다. 고용노동부는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가 발생해도 안전보건확보 의무를 충실히 이행했다면 (사업주는) 처벌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법원 역시 엄밀히 인과관계를 따져 처벌 여부를 합리적으로 판단할 것이다.

기업들은 처벌을 걱정하기보다는 중대재해 발생을 막기위한 예산ㆍ제도 확보, 작업장 문화 개선에 힘을 기울이길 바란다. 정부는 사고 원인 규명 방식을 과학화하고 인력 전문성을 강화해 법 시행 후 나타날 수 있는 혼선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이 우리나라가 ‘산재공화국’의 오명을 떨쳐버리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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