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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총선서 자민 단독 과반 돌파... 기시다 “신임 받았다”

입력
2021.11.01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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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리 아키라 자민당 간사장 낙선
선거 후 당내 역학구도 변할 듯
야권도 후보 단일화 효과 한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31일 총선(중의원 선거) 후 도쿄 자민당 당사에서 당선이 확실시된 자민당 의원의 이름 위에 장미꽃을 붙이고 있다.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31일 총선(중의원 선거) 후 도쿄 자민당 당사에서 당선이 확실시된 자민당 의원의 이름 위에 장미꽃을 붙이고 있다.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지난달 31일 치러진 일본 총선(중의원 선거)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이 단독 과반 의석을 유지했다. 연립 여당인 공명당과 의석 수를 합하면 ‘절대 안정 다수’로 불리는 261석을 훌쩍 넘는다. 기시다 총리의 조기 총선 승부수가 적중, 2012년 정권탈환 이후 9년째 계속된 자민당 독주체제를 방어한 것이다. 다만 이전 의석(276석)보다 줄어든데다 선거 전략을 총괄한 아마리 아키라 당 간사장이 지역구에서 낙선해 웃을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야권은 후보 단일화를 통해 대항했지만 자민당의 독주를 저지하지 못해 한계를 드러냈다.

1일 0시 40분 현재 NHK에 따르면 자민당은 단독으로 247석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저녁 8시 NHK 출구조사에선 자민당 과반 여부가 “아슬아슬하다”고 보도했지만 개표가 진행되면서 자민당 우세가 확실해진 선거구가 속속 나타났다. 기시다 총리는 방송에 출연해 “정권 선택 선거에서 매우 귀중한 신임을 받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반면 이번 선거에서 처음으로 일본공산당 국민민주당 등 4개 야당과 함께 후보 단일화를 성사시킨 제1야당 입헌민주당은 같은 시간 86석에 불과해, 남은 의석(46석)에서 절반을 확보하더라도 이전(109석)보다 의석을 늘릴지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일본공산당(이전 9석)과 사민당(이전 1석)은 기존 의석수를 이미 확보했고 좀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반면 단일화에 참여하지 않은 우파 야당 일본유신회(이전 11석)는 34석을 확보하고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공명당을 누르고 제3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마리 아키라 자민당 간사장이 중의원 선거가 실시된 31일 도쿄 자민당 당사에서 개표 현황을 보고 있다. 이날 자민당은 단독 과반수를 무사히 달성했지만 정작 아마리 간사장은 자신의 지역구에서 낙선했다. 도쿄=AFP 연합뉴스

아마리 아키라 자민당 간사장이 중의원 선거가 실시된 31일 도쿄 자민당 당사에서 개표 현황을 보고 있다. 이날 자민당은 단독 과반수를 무사히 달성했지만 정작 아마리 간사장은 자신의 지역구에서 낙선했다. 도쿄=AFP 연합뉴스



지지율 낮아질 우려에 '속전속결' 조기 총선 승부수

총 465석(지역구 289석, 비례 176석)을 두고 1,051명이 입후보한 이번 선거의 최대 관심사는 기시다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이 단독 과반수(233석)를 유지할지 여부였다. 성공할 경우 취임 후 4주 만에 ‘조기 총선’을 실시한 기시다 총리의 승부수가 여론의 심판을 돌파한 것으로 여겨져 정국 운영에 주도권을 쥘 것으로 기대됐다. 취임 직후 여론조사에서 스가 요시히데 총리 취임 직후보다 훨씬 낮은 50% 전후 지지율이 나왔지만, 이조차 시간이 지날수록 낮아질 우려에 즉각적인 중의원 해산 모험을 감행한 것이다.

실제로 여론조사에서 시간이 갈수록 자민당 지지율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총재 선거 직후 당 간부 및 내각 인사는 ‘도로 아베 신조 정권’ 우려를 불렀고, '기시다 시대'를 느끼기엔 참신함이 부족했다. 여기에 입헌민주당과 일본공산당 등 5개 야당이 후보 단일화를 성사시켜 여야 1대 1 구도가 펼쳐지자 자민당 안팎에선 위기감이 커져갔다. 선거 종반 아소 다로 부총재가 홋카이도 유세에서 "홋카이도의 쌀이 맛있는 것은 농민의 노력 때문이 아니라 지구온난화 때문"이란 실언을 한 것도 악재였다.



기시다 안정적 정국 운영 가능... 아마리 낙선으로 당내 구도 변화 불가피

자민당이 총선 국면을 넘어섬에 따라 기시다 총리는 당분간 정국운영에 자신감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적 기지 공격능력 보유' 등 안보공약 드라이브를 본격화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이전(276석)보다 의석이 상당히 줄어든데다 당정 인사에서 핵심 역할을 한 아마리 간사장의 지역구 낙선으로 내상 또한 적지 않은 상황이다. 당 내부 역학구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기시다 총리는 당 총재 선거 승리의 '1등 공신'인 아마리를 당내 2인자인 간사장에 임명했지만, 아베 신조 전 총리, 아소 다로 부총재와 ‘3A’로 불린 아마리의 존재는 기시다 내각이 ‘간판만 바꾼 아베-스가 내각’이란 인상을 줬다. 도쿄 등 도시 지역에선 아마리 간사장이 응원 연설을 오면 지지율이 떨어진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실제 오사카 지역에선 자민당이 전패했다.

기시다 총리가 취임 후 인사에서 배제한 ‘니카이파’와 자신이 이끄는 ‘기시다파’의 대결에서 기시다파 소속 후보가 패배한 것도 아쉬운 결과다. 시즈오카 5구는 니카이파 소속의 호소노 고시 전 환경장관이 출마하려 했으나, 자민당은 ‘현직 우선’이란 원칙을 버리고 기시다파의 요시카와 다케시 후보를 공천했다. 그러자 호소노는 무소속으로 출마, 니카이 도시히로 전 간사장과 기시다 총리의 ‘대리전’을 치러 승리했다.


입헌민주당, 비례 투표서 부진... 유신회 급부상

한편 입헌민주당은 후보 단일화로 지역구에서 선전했지만, 비례투표에서 자민당 견제 심리를 일으키지 못하고 일본유신회에 표를 내준 데 대해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 교도통신의 출구조사 결과, ‘지지 정당이 없다’는 무당층의 비례투표는 입헌민주당 24%, 일본유신회 21%, 자민당 18% 순으로 나타났다. 4년 전엔 입헌민주당 31%, 자민당 21%, 일본유신회 9%였지만 이번엔 입헌민주당과 자민당이 줄고 일본유신회가 급증한 것이다. 일본사회 보수화가 진행되면서, 자민당 견제에 동의하면서도 외교안보 등에선 진보적 정책에 거부감이 큰 유권자층이 일본유신회를 대안으로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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