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사과 좋아해' 돌잡이 사진 올린 윤석열 SNS... "말장난 하자는 거냐"

알림

'사과 좋아해' 돌잡이 사진 올린 윤석열 SNS... "말장난 하자는 거냐"

입력
2021.10.21 16:00
수정
2021.10.21 21:40
0면
0 0

'전두환 옹호' 발언 논란 20일 밤 게시
유승민 "당 망가뜨리는 尹 사퇴해야"
누리꾼 "재미도, 감동도, 울림도 없다"
윤석열 측 "어릴 적 가족 일화 연재 중일 뿐"

윤석열 전 검찰총장 공식 인스타그램에 20일 밤 올라온 게시물 캡처.

윤석열 전 검찰총장 공식 인스타그램에 20일 밤 올라온 게시물 캡처.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홍보용으로 활용하고 있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 계정에 과일 '사과'를 잡는 자신의 돌잡이 사진을 올려 누리꾼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그의 '전두환 옹호 발언'으로 당 안팎에서 거센 비판과 함께 공식 사과 요구를 받은 상황을 '언어유희'로 조롱하는 듯한 부적절 홍보라는 지적이 나와서다.

윤 전 총장 캠프가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에 20일 밤 늦게 윤 전 총장의 흑백 돌잡이 사진이 올라왔다. '도련님 복장을 한 석열이형의 돌잔치'라는 제목이 붙었다.

게시물에는 "석열이 아가는 조금의 갈등도 없이 양손 가득 사과를 움켜쥐고 바로 입에 갖다 대기 시작했대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얼굴만큼 큰 사과를 베어 물 수가 없었어요"라는 소개가 담겼다. 이어 "그런데 참 이상하죠? 석열이형은 지금도 과일 중에 사과를 가장 좋아한답니다"라는 문구가 덧붙었다.

돌잡이 사진이 올라온 날은 공교롭게도 '전두환 옹호' 발언 논란이 확산하며 여당은 물론 당내에서도 비판과 사과 요구가 거셌던 때였다. 윤 전 총장은 19일 부산을 방문해 "전두환 대통령이 쿠데타와 5·18 빼고는 정치를 잘했다. 호남분들도 그런 이야기를 하는 분이 꽤 있다"고 말해 파문이 일었다. 그럼에도 윤 전 총장은 사과는커녕 "제가 얘기한 거 앞뒤 다 빼고 이야기한다. 전두환이 다 잘못했나"라며 버텼고, 여권은 물론 이준석 당 대표까지 적절한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던 시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사과를 잡는 돌잡이 사진에다 "지금도 사과를 가장 좋아한다"는, 동음이의어로 다소 조롱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 것이다. 윤 전 총장이 21일 뒤늦게 내놓은 유감 표명을 예고한 것이라 보더라도 "캠프가 사안의 심각성을 못 느끼고 있다"는 부정적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게시물이었다.

특히 야당 지지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의 누리꾼들도 "감동도 재미도 울림도 없다"(관조**) "해보자는 거냐"(재탕으로****) "이 지경에도 말장난이나 하자는 거지?"(무전****) 등의 댓글을 달아 비판했다.

윤 전 총장의 유감 표명도 '반쪽짜리 사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윤 전 총장은 악화한 여론을 의식한 듯 이날 "많은 분들의 지적과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유감을 표한다"며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 그러나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단체나 5·18 유족회 등이 요구한 '사과'는 그의 발언 그 어디에도 없었다. 인스타그램의 돌잡이 사진과 사과 관련 게시글은 21일 오후에도 아직도 그대로 남아 있다.

당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 캠프의 권성주 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사죄'도, '사과'도 '죄송'도 '송구'도 아닌 스스로 불만스럽게 생각한다는 '유감'이라는 단어로 호남을 두 번 능멸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쯤 되면 국민의힘을 망가뜨리기 위한 보수 궤멸 시즌2 역할 중인 것은 아닌지 심각한 의구심이 든다"며 "호남을 두 번 능멸한 윤 후보는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다만 일부 윤 전 총장 지지자들은 "뭘 잘못했다고? 옳은 말 했다"(mu**) 등의 반응을 보이며 감쌌다.

윤 전 총장 측은 "전두환 발언 논란과 무관하게 어릴 적 가족들의 일화를 연재중"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박민식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