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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뒤 유럽처럼 될 수도"… 퇴로 없는 온실가스감축 현실성 논란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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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뒤 유럽처럼 될 수도"… 퇴로 없는 온실가스감축 현실성 논란 고조

입력
2021.10.20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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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인천시 서구 경인아라뱃길에서 바라본 서구지역 발전소 모습. 연합뉴스

탄소중립위원회에서 제시한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놓고 산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NDC 목표치를 기존 26.3%에서 40%로 상향 조정하고 2050년 '탄소중립' 도달까지 선언한 정부 시나리오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당장, 산업계에선 "현실성이 너무 떨어진다"는 지적과 함께 실망감만 내비치고 있다. 무엇보다 신재생에너지 비율 결정 과정에서 보여준 불통과 퇴로조차 막힌 상황에 허탈한 표정이 역력하다. 일각에선 벌써부터 국민들의 비용 부담과 불편만 커지면서 화석연료로 돌아간 유럽의 에너지 전환 정책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날 공개된 탄중위의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대한 평가는 일관되게 부정적인 목소리로 대신했다. 특히 현실성 우려 수준을 넘어 '자포자기만 부추기는 시나리오’란 악평까지 나왔다. 탄소중립을 향한 철학과 방향성에는 동의했지만, 이번 발표안만 놓고 볼 때 다음 달 1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최될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나올 우리나라의 NDC는 '공수표'로 전락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탄중위가 확정한 2가지 시나리오에 모두 '2050년까지 석탄발전을 중단한다'는 내용에 대한 에너지업계의 우려는 컸다. 향후 전력 수급의 안정성이 불안한 데다, 미흡한 보상 방안 때문이다. 발전업계 한 관계자는 “약 30년 전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선언한 북유럽 국가들의 경우 현재 바람이 덜 불어 풍력에너지 수급이 불안정한 탓에 값비싼 화석 연료를 다시 찾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기상 조건 등에 따른 발전량 변동이 큰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리스크’나 기술 발전 수준을 고려하지 않은 무모한 정책 전환으로 국민들이 ‘비싸고 불안정한’ 에너지를 쓰는 북유럽의 현재 모습을 한국이 겪게 될 것 같아 걱정된다”고 염려했다.

목표 달성 실패를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퇴로마저 막아버린 점이 향후 더 큰 혼란을 부를 것이란 시각도 적지 않다.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이 에너지 공기업들로부터 받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에 대한 의견’ 자료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는 화력발전을 전면 중단하는 안에 대해 “현실적인 실현 가능성에 대해 검토해봐야 할 사항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한국남부발전도 “석탄을 대체하는 액화천연가스(LNG) 발전기 중단을 고려할 경우 사업 경제성 부족으로 에너지 전환 사업 추진이 곤란하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기존 석탄발전소는 물론, 강릉에코파워와 삼척블루파워 등 이미 건설 중인 석탄발전소의 경우 퇴출을 위한 보상 방안 또한 논란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기후환경 비용 증가에 따른 요금 인상 요인은 고스란히 국민들 몫이 될 가능성이 높다.

생산 구조 변화가 불가피한 산업계 속내는 복잡하다. 탄중위의 시나리오 발표 직후 한국경영자총회(경총)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등 경제단체들은 “논의 과정에서 산업계 입장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며 “기업이 중·장기적으로 져야 하는 경제적 부담에 대한 비용 추계는 공개되지 않아 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비판했다. 경총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의 급격한 변화가 기업의 생산설비 신·증설 중단, 해외 이전, 고용 감소 등 국가 경제의 악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 관계자는 “탄소를 저감하기 위한 기술 확보가 동반돼야 하지만, 사실상 기업들을 압박하듯 할당량만 주면 공장 가동률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이 경우 국내 경제 흐름에 큰 악영향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NDC 상향 포기, 생산 감축, 공장 해외 이전 등 ‘자포자기 시나리오’가 가동되는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전경련은 “향후 국무회의에서 2030 NDC가 우리 경제 여건에 맞게 합리적으로 수립될 수 있도록 면밀한 검토를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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