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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대유 '초고속 우선협상자' 낙점, 지자체도 LH도 유사 사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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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화천대유 '초고속 우선협상자' 낙점, 지자체도 LH도 유사 사례 없었다

입력
2021.10.03 21:00
수정
2021.10.03 21:0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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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의뜰, 접수 하루 만에 협상 대상 선정
비슷한 민관합동사업은 보통 4~8일 소요?
LH "공모 평가 항목 AMC 포함 사례 없다"

국민의힘 대장동 게이트 진상조사 TF 위원인 송석준(왼쪽 첫 번째) 의원이 지난달 22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대장동 게이트 진상조사 TF 위원인 송석준(왼쪽 첫 번째) 의원이 지난달 22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대장동 개발 특혜’ 민관유착 의혹의 핵심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1조5,000억 원 규모나 되는 사업을 시행하면서 제대로 된 절차를 거쳐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 이익을 몰아줬는지 여부다. 하지만 최근 6년간 지방자치단체가 민관도시개발사업을 진행할 때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기간이 단 하루에 그친 건 대장동이 유일했다. 또 대장동 개발 사업은 공모시 화천대유와 같은 자산관리회사(AMC) 설립 계획이 있느냐도 평가했으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주관 사업에선 이런 사례가 전무했다. 사업 절차에 의심이 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8일 걸린 우선협상자 선정, 대장동 하루에 끝내

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전국 지자체 민관합동개발사업의 우선협상대상 선정 과정을 전수조사한 결과, 사업 모집공고 마감부터 대상자 선정까지 통상 4~8일이 걸렸다. 1,136억 원이 들어간 경남 사천시 사천IC복합유통상업단지 사업은 2015년 12월 21일 접수 마감 후 심사를 거쳐 8일 만인 같은 달 29일 우선협상자를 낙점했다. 2016년 1,600억 원 규모의 강원 춘천시 학곡지구 도시개발사업은 우선협상대상자가 접수 마감 4일 뒤 정해졌다. 게다가 두 사업은 심사 대상이 한 곳뿐인 ‘단독입찰’이었다.

2015년 LH가 주관한 하남감일지구 공공주택건설 민관합동 사업도 우선협상자를 선정하는 데 5일이 걸렸다. 지자체 공무원들은 심사위원들이 모여 함께 사업계획서를 검토ㆍ평가하는 데 적어도 며칠은 소요된다고 입을 모은다.

반면 성남도시개발공사는 2015년 3월 대장동 개발사업 사업계획서 접수 하루 만에 화천대유가 참여한 성남의뜰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 앞선 사례와 비교할 때 사업비가 조 단위(1조5,000억 원)고, 3개 컨소시엄(성남의뜰, 메리츠, 산업은행)이 제안서를 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초고속 심사’였던 셈이다. 송 의원은 “(대장동 사업) 우선협상자 심사 과정을 철저히 수사해야 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지자체 개발사업을 국토교통부가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공모 평가항목에 자산관리회사 포함… LH "그런 경우 없다"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이 4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받은 답변 자료. "2010년 이후 공모 단계나 공모지침에 자산관리회사의 설립과 운영 계획이 평가항목으로 포함된 개발 사업이 있느냐"는 질문에 LH는 "없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이 4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받은 답변 자료. "2010년 이후 공모 단계나 공모지침에 자산관리회사의 설립과 운영 계획이 평가항목으로 포함된 개발 사업이 있느냐"는 질문에 LH는 "없다"고 답했다.

공정한 절차가 미심쩍은 부분은 또 있다. 성남도시개발공사는 2015년 2월 대장동 개발사업을 공모할 때부터 화천대유와 같은 AMC 설립 및 운영계획을 평가 항목에 넣었다. 그러나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10년 이후 LH가 시행한 개발사업 가운데 공모단계나 지침에서 AMC 운영계획 등을 평가항목에 포함시킨 경우는 한 차례도 없었다. 윤 의원은 “도시개발사업의 대명사인 LH조차 공모단계 평가항목에 AMC를 포함시키지 않는다”라며 “설립ㆍ운영계획을 평가하면서 설립 등기를 마쳤다는 이유로 화천대유가 더 높은 점수를 얻었다면 불공정한 심사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박재연 기자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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