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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선택 방지, 답정너?... "정홍원, 윤석열 캠프로 가라" 파열음

입력
2021.09.02 23:0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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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여론조사 전문가 6명 의견 청취
"경준위 '불필요' 의견 들어"... 논란 지속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국방포럼 세미나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국방포럼 세미나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국민의힘이 대선후보 경선 방식에 ‘역선택 방지 조항’ 삽입 여부를 놓고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최대 쟁점은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한다’는 응답자를 경선 여론조사 대상에 넣느냐 마느냐인데, 후보들의 생각이 뚜렷이 갈린다.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여론조사 전문가들을 모아 의견까지 청취했지만, 이마저도 ‘요식행위’란 비판이 나올 정도로 불신의 골이 깊다.

국민의힘 선관위는 2일 여론조사 전문가 6명을 불러 역선택 방지 조항 관련 의견을 취합했다. 도입 찬성 2명, 반대 2명, 찬반 입장을 밝히지 않은 2명을 고루 섭외했다. 확고히 형성된 역선택 방지 찬성(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반대(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전선을 의식한 조치다. 신인규 당 상근부대변인은 “역선택의 실체와 개념, 영향 등 다양한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앞서 경선관리위원회가 의견을 물은 전문가 2명은 이미 도입에 반대했다고 한다. 한 경준위원은 “(전문가는) 일부러 ‘약한’ 국민의힘 후보를 뽑겠다고 마음먹은 민주당 지지자가 여론조사 샘플 1,000명 안에 들어갈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는 논리를 댔다”며 “만약 샘플에 포함됐더라도 역선택을 노린다면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답해 방지 조항을 피해 갈 수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현실적으로 역선택이 발생할 확률이 낮지만, 그렇다손 치더라도 걸러내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대선은 당직 선거와 본질적으로 다르니 역선택 방지 조항을 도입해선 안 된다’는 취지의 주장을 편 전문가도 있었다. 국민 전체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대선의 위상을 감안해 여론조사 대상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최종 후보 선정 방식이 당원투표 50%, 여론조사 50%로 결정되는 만큼, 역선택 방지까지 적용하면 보수진영 입장만 과다 대표될 수 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GTX-D 연장 현장 점검을 위해 2일 김포도시철도 고촌역을 찾아 내부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GTX-D 연장 현장 점검을 위해 2일 김포도시철도 고촌역을 찾아 내부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일각에선 선관위가 사실상 역선택 방지 도입을 염두에 두고 구색만 맞추는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이미 방지 조항이 불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이 조언했는데도, 선관위가 굳이 숫자까지 맞춰가며 추가 의견을 취합한 저의가 무엇이냐는 비판이다. 유 전 의원 대선캠프의 오신환 종합상황실장은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역선택을 인정하면 여론조사 신뢰성 자체를 부정하는 건데 전문가라고 할 수 있겠느냐”라며 “(동수의 의견 수렴은) 요식행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정홍원 선관위원장도 당내 논란을 충분히 인식하고 진정성을 강조하고 있으나 역부족인 상황이다. 그는 2일 호소문을 통해 “공정이라는 가치를 최고 목표로 삼고 사심 없이 경선을 이끌어 가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곧장 정 위원장을 겨냥해 “윤석열 후보를 위해 경선룰을 바꾸겠다면 지금이라도 윤 캠프 선대위원장으로 가시라”고 비난했고, 홍 의원도 “반쪽 국민경선을 하자고 하는 시도는 어떤 형태로도 배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 캠프는 “과거 앙숙이던 두 후보(홍준표ㆍ유승민)가 손발을 착착 맞추는 게 정략적으로 보여 ‘홍승민’'이라고 비꼬는 신조어도 나오고 있다”고 맞받았다.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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