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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공사 망언... 문 대통령 방일 냉철한 판단을

입력
2021.07.19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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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마 히로히사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 공사가 13일 독도 영유권을 주장한 일본 정부의 방위백서와 관련해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별관 외교부로 초치되고 있다. 뉴스1

소마 히로히사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 공사가 13일 독도 영유권을 주장한 일본 정부의 방위백서와 관련해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별관 외교부로 초치되고 있다. 뉴스1

소마 히로히사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한일 관계 개선 노력을 성적 표현까지 써 가며 폄훼한 것은 귀를 의심하게 한다. 말 한마디도 신중히 가려서 해야 할 외교관이 차마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용어를 상대국 기자 앞에서 거침없이 내뱉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고위 외교관이 주재국 최고지도자를 부당하게 비난한 건 그 나라 국민 전체를 모욕한 것이나 다름없다. 양국 관계를 이 정도로 악화시켰다면 그 책임을 묻는 건 당연하다. 비공식 자리에서 한 발언이고 곧바로 취소했다며 슬그머니 넘어갈 일이 아니다. 일본 정부는 신속하게 소마 공사를 소환하고 공식 사과하는 게 마땅하다. 이를 머뭇거려 양국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는다면 그 책임은 온전히 일본이 져야 한다.

이번 사태에서 더욱 걱정스러운 건 소마 공사의 발언을 통해 드러난 일본 정부의 속내다. 그는 “일본은 한일 문제에 신경 쓸 여유가 없는데 문 대통령 혼자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 방일 시 ‘정중히 맞이하겠다’는 총리의 발언은 외교적 수사에 불과하다”고도 했다. 꽉 막힌 양국 관계를 어떻게든 풀어보려는 한국을 귀찮아하는 듯한 태도다.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마음도 찾아볼 수 없다. 실망스럽고 개탄스럽다. 한국에 대한 일본의 기본 인식이 이렇다면 더 이상 외교 관계를 발전시키는 건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선 문 대통령도 방일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 이미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의 약식 회담도 일본 측의 무성의로 무산된 바 있다. 한국 선수단은 이순신 장군의 문구를 인용한 응원 현수막도 정치적 우려에 자진 철거했다. 반면 일본은 군국주의 침략을 상징하는 욱일기의 올림픽 경기장 반입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2021년 방위백서’에선 독도 영유권을 다시 주장했고,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결정에도 군함도 등지의 징용 조선인 강제 노역 사실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 방일이 적절한지를 냉철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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