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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바이든, 한미동맹 외연 넓혔다…경제·기술동맹으로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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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바이든, 한미동맹 외연 넓혔다…경제·기술동맹으로 확장

입력
2021.05.24 01:00
수정
2021.05.24 07:1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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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미 일정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하츠필드 잭슨 애틀랜타 국제공항에서 공군1호기에 탑승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방미 일정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하츠필드 잭슨 애틀랜타 국제공항에서 공군1호기에 탑승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 결과는 '한미동맹 진화·확장'으로 요약된다.

외교ㆍ안보에 초점을 맞춰온 동맹의 외연을 반도체ㆍ배터리ㆍ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같은 글로벌 경제 최대 현안으로 확대했다. 첨단ㆍ핵심 기술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한반도 중심의 한미동맹이 세계 무대로 뻗어나갈 계기를 마련했다.

정상회담 성과는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 약속'으로 도출됐다. 한국 4대그룹은 반도체ㆍ배터리 분야에서 미국에 44조 원을 투자하고, 양국 정부가 투자 성공을 총력 지원하기로 했다. 한미 정상은 또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구축'에 합의했고, 이는 한국이 '세계적 백신 생산 허브'가 될 디딤돌로 기능할 전망이다. 경제력·기술력 등에 있어 한국의 위상이 올라간 것이 한미동맹 확장의 토대가 됐다.

안보 분야에서도 한국의 목소리가 커졌다. 우선 북핵 문제와 관련해 한국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관철시켰다. 트럼프 행정부의 산물인 '싱가포르 공동성명'과 종전 선언을 담고 있는 '판문점 선언'을 바이든 정부가 인정, 과거 남북·북미 합의를 토대로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하겠다고 천명한 것이 대표적이다. 미사일·우주 개발의 족쇄였던 한미 미사일 지침도 한국 정부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42년 만에 폐지됐다.

대신 한국은 미국의 대중 경제 전선에 원칙적으로 보폭을 맞추는 태도를 취했다. 한미 정상 공동성명에 중국 견제가 목적인 '쿼드'(Quad)와 중국이 민감해하는 대만·남중국해 문제가 언급된 것은 중국의 반발을 부를 가능성이 크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소인수 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소인수 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확장된 경제동맹' 확인하고 귀국한 文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가 '안보동맹'을 넘어 '경제동맹'임을 확인했다. 공동성명에도 '새로운 시대' '새로운 장' 등의 표현이 사용됐다.

우선 미국의 원천기술과 한국의 생산능력 교환을 핵심으로 하는 코로나19 백신 파트너십 구축에 합의했다. 미국 정부가 다른 나라와 백신 파트너십을 맺은 건 처음이다. 그 일환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미국 기업인 모더나가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맺는 등 백신 관련 양해각서(MOU) 4건이 체결됐다. 문 대통령은 "세계 최고의 백신 생산 허브로 나아가는 데 있어 정부가 모든 노력을 기울여 달라"며 강력한 지원 의지를 보였다.

반도체·배터리 분야에서는 삼성전자, 현대차, SK, LG 등 한국 4대 그룹이 44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과 한국은 서로에게 가장 중요한 투자 파트너"라며 "양국이 힘을 모으면 미국 기업들은 안정적 부품 공급망을 확보하고, 한국 기업들은 더 넓은 시장을 개척하면서 함께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방미 마지막 날 워싱턴에서 조지아주 애틀랜타로 이동,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을 찾기도 했다.

첨단ㆍ핵심 기술 측면의 협력도 양국 정상은 약속했다. 인공지능(AI), 5G, 6G, Open-RAN, 양자, 바이오 기술, 우주 산업 등의 분야가 대상이다. 해외 원자력발전소 시장 공동 진출에도 합의했다. 경제 협력 관련 합의도 공동성명에 명시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국빈만찬장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확대회담을 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국빈만찬장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확대회담을 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시각물_첫 회담 주요 내용과 성과

시각물_첫 회담 주요 내용과 성과


미사일주권 확보, 한반도 관련 목소리 키웠다

안보 측면에서 가장 주목할 성과는 한국이 개발하는 미사일의 최대사거리·탄두중량을 제한한 한미 미사일 지침의 완전한 종료다. 미사일 주권 회복은 문재인 정부 숙원 사업이다. 문 대통령은 양국 정상 기자회견에서 "기쁜 마음으로 미사일 지침 종료 사실을 전한다"고 했다. 중국 내륙이 사정권인 중거리 미사일을 동맹국인 한국에 배치, 중국을 견제하려는 것이 지침 종료를 수용한 미국의 결정적 의도다.

성과만큼 과제도 많다. 일단 북한에 대해 한미가 완전히 조율된 입장을 보이지는 못했다. 특히 대북 제재 완화 관련 내용을 공동성명에 담으려는 한국 정부의 시도는 불발됐다.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불러낼 구체적 유인책을 제시하지 못한 것이다.

공동성명에 '남중국해 및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쿼드' 등이 적시된 것은 한중 외교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한미 미사일 지침 종료, 미중 갈등 최대 현안인 반도체에서 한미 간 대규모 협력을 하기로 한 것도 중국을 자극할 수 있다.

한편 문 대통령은 3박 5일간의 미국 방문을 마치고 23일 오후 귀국했다.

워싱턴=공동취재단

서울 신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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