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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예루살렘 문제 등 이견 여전.... "핵심 문제 해결 안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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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예루살렘 문제 등 이견 여전.... "핵심 문제 해결 안 됐다"

입력
2021.05.2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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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상실 위기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16년 만 실시되는 총선·대선 앞둔 하마스
정치적 유·불리에 충돌 재개 암울한 전망도

21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서 주민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예루살렘 소재 알아크사 사원의 모형을 들고 이스라엘과 무장 정파 하마스가 전날 맺은 휴전 합의에 대해 환호하는 가운데 한 남성이 양손으로 승리의 'V'자를 그려 보이고 있다. 칸유니스=AFP 연합뉴스

21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서 주민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예루살렘 소재 알아크사 사원의 모형을 들고 이스라엘과 무장 정파 하마스가 전날 맺은 휴전 합의에 대해 환호하는 가운데 한 남성이 양손으로 승리의 'V'자를 그려 보이고 있다. 칸유니스=AFP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휴전에 전격 합의했지만 갈등의 근본 원인인 동예루살렘 문제가 종식될지는 미지수다. 이스라엘 정부는 휴전 합의에 “상호 간 조건이 없다”고 밝힌 반면 팔레스타인은 동예루살렘을 ‘미래 수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수백 명 희생자가 되레 상호 권력 공고화를 위한 ‘제물’이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영국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휴전이 발표된 20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전쟁의 논리에 갇힌 영원한 위기에 갇혀 있다”며 이번 휴전이 미봉책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사태를 촉발시킨 동예루살렘 성소 등 핵심 현안들이 해결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리야드 알말키 팔레스타인 외무장관은 20일 유엔에서 기자들과 만나 “휴전은 좋지만 폭력 사태를 일으킨 ‘핵심 문제’는 다루지 않았다”며 “200만 가자 시민들이 편안히 잠들 수 있게 됐지만 이것으론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알말키 장관은 이스라엘 경찰과 정착촌민의 동예루살렘 알아크사 모스크 모독과 이스라엘의 셰이크 자라 지역을 포함한 동예루살렘 내 팔레스타인 주민 추방 정책을 언급하면서 “이스라엘이 예루살렘의 문화ㆍ종교적 다양성을 지우려 한다”며 “우리는 그것을 반대하고 거부한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하마스 지도부가 “이스라엘로부터 성전산(Temple Mount)과 셰이크 자라 정책에 관한 확약을 받았다”면서도 구체적 내용을 밝히지 않는 점과 맞물려 근본 갈등은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을 드러낸 셈이다. 팔레스타인은 '미래의 수도'로 규정한 동예루살렘을 지키기 위해 어떤 충돌도 불사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스라엘 역시 자위권을 내세워 강경 일변 정책을 계속하고 있다.

알아크사 사원이 위치한 성전산은 유대교, 이슬람교, 기독교의 3대 성지다. 이스라엘이 점령한 동예루살렘에 속하지만 관리권은 이스라엘과 요르단의 평화협정(1994년)에 따라 요르단이 주도하는 이슬람 종교재단 '와크프'(Waqf)가 갖고 있다. 유대인과 기독교도들은 사원을 방문할 수 있지만 경내에선 무슬림들만 기도할 수 있다. 유대인들은 성전산 바깥쪽 서쪽벽에서만 기도한다. 이를 둘러싼 해묵은 갈등이 결국 반복되는 양측의 충돌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편 양측의 정치적 의도가 이번 충돌의 기저에 있다는 분석도 있다. 연정 구성에 실패해 정권 재창출이 어두워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당초 22일 예정이었지만 연기된 총선과 7월 대선을 앞둔 하마스 측이 정권 장악을 위해 무력 충돌을 일으켰을 수 있다는 가설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네타냐후의 측근들이 가자 공격을 그의 임기 연장을 위해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고 결국 이를 밀어붙였다고 보도했다. 하마스 역시 16년 만에 실시되는 총ㆍ대선에서 ‘반(反)이스라엘’ 깃발을 들고 지지자는 물론 무당층까지 포섭하겠다는 계획이 깔렸을 것이란 얘기다. 권력이 흔들릴 때 언제든 무력 충돌이 재발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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