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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리스 파문' 대리점주 "아직도 남양 파냐 한다...우리가 무슨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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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리스 파문' 대리점주 "아직도 남양 파냐 한다...우리가 무슨 죄"

입력
2021.05.05 10:23
수정
2021.05.05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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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리스 코로나19 효과' 보고서 냈다 매출 급락
대리점주 "매출 30% 빠져...회장 그만두면 끝인가"
"브랜드 이미지 개선해 소비자 신뢰 얻는 게 먼저"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불가리스 사태'와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불가리스 사태'와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남양유업이 불가리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는 주장을 폈다가 '주가 부양을 노린 무리수'라는 비판을 받으면서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

4일 홍원식 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책임을 지겠다며 물러났지만, 경영진보다는 대리점주들이 직접적인 매출 감소로 가장 큰 손실을 입고 있는 현실은 바뀌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익명을 원한 남양유업의 한 대리점주가 5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불가리스 파문 이후로 매출이 30% 이상 감소했다"며 홍원식 회장의 사퇴에 대해서도 "그런 말씀은 하실 수 있는데 그 다음이 없다"고 말했다.

이 대리점주는 불가리스 파문 이후로 남양유업 제품 전반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좋지 않다며 "물건이 나가야 파는데 할 일이 없다"고 했다.

그는 "정상적으로 영업된다면 오전 5시에 출근해 오후 4시까지 일하는데, 지금은 12시나 오후 1시 정도면 마치고 들어온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지난 1년 동안 힘들었는데, 엎친 데 덮친 격"이라며 "당분간 대출로 버텨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지나가는 분이 '아직도 남양을 파는 사람이 있냐'고 하더라"며 "제가 상한 물품을 납품한 것도 아니고, 정상적으로 냉동실 가동해서 정확하게 납품한 것인데 저희가 무슨 죄가 있느냐"고 탄식했다.

본사 차원의 사과는 없었다. 대리점주는 "관할 지점장님이 전화는 하셨다. '또 이런 사태가 있어서 사장님들을 불편하게 해드렸다, 죄송하다'라는 말은 들었는데 본사 측에서 미안하다 이런 문자 받은 것도 없고 그게 다다"라고 했다.

하지만 이 대리점주가 더 원하는 것은 사과도 보상도 아닌, 근본적인 '남양유업' 이미지 개선이다.

그는 "저희가 먼저 보상을 받는 게 급한 게 아니고, 일단 소비자 분들한테 신뢰 회복을 하는 게 먼저 아닐까 싶다"며 "남양이란 브랜드가 다시 소비자에게 어필되고, 자연적으로 소비자 분들께서 저희 걸 구매해 주시면 수익이 나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 모습. 이날 경찰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남양유업의 본사와 연구소를 압수수색했다.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 모습. 이날 경찰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남양유업의 본사와 연구소를 압수수색했다. 연합뉴스

남양유업은 지난 몇 년간 대리점에 대한 '밀어내기 갑질'과 '수수료 갑질', 결혼·출산 여성 직원을 계약직으로 전환하는 고용 성차별, 경쟁사에 대한 온라인 비방 유포, 홍 회장의 외조카인 황하나씨의 마약 관련 혐의 등으로 기업의 이미지가 좋지 않다.

일부 상품은 기업 이미지를 벗기 위해 기업 이름을 빼고 판매하고 있는데, 이에 온라인에서는 남양유업의 상품을 찾아준다는 '판독기' 사이트마저 등장했다.

정치권에서는 가맹점이 가맹본부 혹은 그 임원의 실책으로 인해 받은 피해를 배상받을 수 있도록 하는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사업법) 개정이 논의되고 있다.

이날 같은 방송에 나온 김경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8년 입법한 가맹사업법 개정안, 일명 '호식이 방지법'에 적용 범위나 오너리스크 책임 증명, 예산 범위 등이 규정 안 된 어려움이 있어 개정하고자 한다"며 "현재 법률은 대리점주 입장에서 피해 입증 등을 해야 해 법률 절차를 밟아도 배상 받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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