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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폭력 중단 합의, 말이 아닌 실천이 중요

입력
2021.04.26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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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쿠데타 주범’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2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외곽 탕에랑 국제공항에 도착해 인사하고 있다. 자카르타=AP 뉴시스

미얀마 ‘쿠데타 주범’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2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외곽 탕에랑 국제공항에 도착해 인사하고 있다. 자카르타=AP 뉴시스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군부 최고사령관이 참석한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미얀마의 즉각적인 폭력중단 등 5대 합의가 이뤄진 건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의장 명의 성명에는 평화적 해결을 위한 대화, 아세안의 중재, 인도적인 지원, 특사와 대표단의 미얀마 방문도 포함됐다. 쿠데타 후 사망자가 750명 안팎, 체포·구금된 이가 3,400명에 육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무장 민간인을 상대로 한 군경의 유혈 진압을 일단 멈춰 세울 수 있다면 그 의미는 적잖다.

내정간섭 불가 원칙에 따라 회원국의 국내 정치 문제를 다룬 적이 거의 없는 아세안이 미얀마 군부 지도자를 불러 회의를 열고 합의문까지 낸 것도 평가할 일이다. 민주 진영의 핵심 요구 사항인 정치범 석방 문제가 합의문에 포함되지 못한 건 아쉽지만 그동안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던 미얀마 사태의 분수령이 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중요한 건 합의문이 아니라 군부의 신속하고 실질적인 약속 이행이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합의가 이뤄진 24일에도 중부 만달레이 지역의 찬미야타지 마을에선 한 청년이 군경에 의해 숨졌다. 인근 마을에서도 20세 청년이 총상을 입었다. 국제 여론 앞에서는 폭력을 멈출 듯한 모양새를 취하고 실제로는 총부리를 거두지 않는 건 미얀마 군부의 속내를 의심하게 한다.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여론전이나 외교적 쇼라는 지적을 피하기 위해선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당장 군경에 폭력사용 중지 명령을 직접 내리는 게 급선무다. 평화적 해결을 위한 대화와 중재가 진심이라면 정치범 석방을 꺼릴 이유가 없다. 특사와 대표단의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하고, 향후 권력 이양을 위한 구체적인 시간표를 제시할 필요도 있다. 미얀마 군부가 이를 지키지 않으면 국제 사회는 미얀마의 아세안 회원국 지위 박탈과 투자 전면 중단 등 군부 퇴진 압박에 나서는 게 마땅하다. 한국이 이러한 연대의 맨 앞줄에 서는 게 ‘미얀마의 광주’를 외면하지 않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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