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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선거 끝난 지 얼마됐다고 집안싸움

입력
2021.04.14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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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이 발언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13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이 발언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4·7 재·보선에서 대승을 거둔 국민의힘에서 차기 당권 및 야권 통합 등을 두고 기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아직 본격적인 갈등 단계라고 볼 수는 없지만 차기 대권 경쟁과 맞물려 날 선 발언이 오가는 것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대목이다.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잘해서 선택받은 것이 아니라는 점을 벌써 잊은 것은 아닌가 우려된다.

무엇보다 7일 재·보선 개표 상황실에서 당직자에게 발길질과 욕설을 한 송언석 의원에 대한 처리가 국민의힘의 쇄신 의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시금석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12일에서야 송 의원 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당 윤리위원회에서 사건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상황실에 본인 자리가 준비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갑질 폭행을 하고 이후 언론에 거짓 해명까지 한 송 의원의 행태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 국민의힘 지도부의 사과가 한참 늦게 나온 상황에서 당 윤리위가 또다시 시간을 질질 끈다면 국민의힘이 무슨 낯으로 민주당을 비난할 수 있겠는가.

야권 통합의 주도권을 두고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벌써 감정 싸움을 벌이는 것도 구태의연하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대해 “건방지다”고 자극적인 발언을 한 것이나 이를 두고 “범죄자 신분” “스토킹” 등 거친 반응이 나오는 것 모두 볼썽사납다. 야권이 승리에 도취해 벌써 자중지란에 빠진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국민의힘이 수권정당으로 인정을 받기 위한 시험은 이제 막 들어선 단계다. 당장 차기 당권 체제에서 혁신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국민들의 기대는 금방 식을 게 뻔하다. 이를 감안하면 초선 의원들이 차기 지도부 체제와 관련해 영남당 탈피를 촉구한 것은 지극히 당연한 요구다. 이를 무시하고 당이 지역적 기득권에 안주하고 중진들이 당권 확보에만 골몰하면 결국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 자만과 오만이 이번 선거에서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를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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