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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는 시위대 유혈 진압 당장 멈추라

입력
2021.03.02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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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미얀마 양곤 도심에 나타난 군인들이 실탄이 장전된 총으로 시민들을 체포한 뒤 위협을 가하고 있다. SNS 캡처

지난달 28일 미얀마 양곤 도심에 나타난 군인들이 실탄이 장전된 총으로 시민들을 체포한 뒤 위협을 가하고 있다. SNS 캡처

미얀마 군경이 지난달 28일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대에 실탄을 발포해 18명이 숨지고 30명이 다쳤다고 유엔 인권사무소가 밝혔다. 현지 시민단체 집계로는 약 30명이 사망했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시위 규모가 계속 불어나면서 최대 도시 양곤 등 전국에 걸쳐 희생자가 갑자기 불어나고 있다. 학생은 물론 공무원, 교사 등 직업과 연령을 가리지 않고 참여하는 시위는 유혈 진압에도 위축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더 많은 희생이 우려된다.

미얀마 군부는 한 달째 맞은 쿠데타의 빌미로 지난해 총선 부정선거를 들고 있다. 합법적 절차로 풀어 마땅한 시비를 군사 반란의 이유로 삼은 것도 어불성설이지만 이에 반대하는 시위대를 총칼로 짓밟은 것은 명백한 인권유린이다. 미얀마군이 새로 구성한 선거관리위원회는 최근 각 정당에 지난해 선거 무효를 통보했다고 한다. 2015년 이후 두 차례 선거에서 참패해 지지를 잃어가던 군부가 시민을 제물로 삼아 권력 장악 절차를 시작한 것이다.

미얀마 군부의 폭주를 막을 효과적인 수단이 무엇인지 알기 어렵지만 적어도 국제사회가 이를 묵과해서는 안 된다. 쿠데타 관련 인사 제재를 결정한 미국은 추가 제재를 경고했고, 유럽연합(EU)도 "대응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규탄 성명만이 아니라 제재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미얀마에 영향력 있는 중국과 동남아국가연합이 중립적인 태도나 군부와의 모호한 외교적 타협보다 민주화를 요구하는 더 분명한 메시지를 내놓아야 한다.

미얀마 사태는 민주화 운동이 군에 짓밟힌 비슷한 경험을 한 우리로서는 각별한 것이다. 군경의 총탄에 맞아 거리에 쓰러진 미얀마 시민의 모습이 1980년 광주와 다르지 않아 안타까움을 더한다. 국제사회의 지원을 바라며 미얀마 시민들이 각국 대사관으로 몰려와 민주화 연대를 호소하고 있다고 한다. 정부가 "시위대에 대한 폭력 사용 중단" 성명에 그칠 것이 아니라 이런 요구에 부응할 만한 실질적인 조치를 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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