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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의 당부 "정인이 언니, 우리가 보호해야 할 귀중한 자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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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의 당부 "정인이 언니, 우리가 보호해야 할 귀중한 자녀"

입력
2021.02.2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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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 박사, 정인이 사건 당부 메시지 전해
"정인이 언니 공포 클 것, 보호·치료책 필요"
"아동학대 사건, 자녀에게 숨기지 말고 알려라"

채널A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새끼'에 출연한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채널A 캡처

채널A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새끼'에 출연한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채널A 캡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가 정인이 사건(입양아 학대 사망 사건)에 대해 당부의 메시지를 전했다. 분노만 할 게 아니라 아이에게 조금 더 관심을 기울이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데 더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 박사는 정인이를 사망하게 한 양부모의 친딸인 정인이 언니에게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에서 가장 큰 피해자이자 극심한 공포감을 느끼고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오 박사는 "정인이 언니는 죄가 없고, 이 아이 역시 우리가 보호해야 할 귀중한 자녀"라며 환기시켰다.

오 박사는 19일 TBS 명랑시사 이승원입니다에 출연해 정인이 언니가 상처를 치유할 수 있도록 사회가 돌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인이 사건에서 가장 걱정이 되는 게 정인이 언니"라며 "주변에 가까운 가족이나 이런 분들이 절대 잊지 말고 아이 회복에 굉장히 오랜 시간과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이 언니, 정인이 못 지켜 준 죄책감 느낄 것"

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16개월 영아 정인이 사건 2차 공판날인 17일 오후 경기 양평군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 정인(가명)양의 사진이 놓여 있다. 뉴스1

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16개월 영아 정인이 사건 2차 공판날인 17일 오후 경기 양평군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 정인(가명)양의 사진이 놓여 있다. 뉴스1

오 박사는 이번 사건이 정인이 언니의 정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어린 시절에 경험한 두려움과 공포는 어른이 돼서도 그 사람의 정서 상태에 현저한 영향을 미치는 공포가 된다"며 "물리적 힘에 의한 두려움이 대표적인데, 직접 때리지 않아도 매를 치거나 크게 고함을 지르고 무서운 얼굴 표정을 하는 것도 두려움을 경험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오 박사는 이어 "직접 겪은 당사자뿐 아니라 옆에서 목격한 사람도 비슷한 두려움을 경험한다"며 "정인이 언니 입장에선 정인이를 학대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봤을 텐데 얼마나 두려웠겠느냐"고 반문했다.

오 박사는 정인이 언니가 자신의 학대의 당사자가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 정인이를 지켜주지 못한 데 대한 죄책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오 박사는 "아무리 악마 같은 짓을 한 양부모라고 해도 정인이 언니에겐 부모"라며 "지금 부모와 떨어져 있는 상태인데 부모와 분리된 것에 대한 두려움과 받은 상처는 상상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인이 언니에 대한 치료와 보호 대책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분노만 할 게 아냐, 실질적 변화 만들어야"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오 박사는 정인이 사건 등 아동학대 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지만, 이를 자녀에게 진솔하게 알려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잔인하다고 해서 숨길 게 아니라) 진정성을 갖고 아이에게 정확하게 이야기해 줘야 한다"며 "이번 일을 통해 아이가 잘 배울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 박사는 "'목숨을 아까워하지 않은 만큼 자식을 사랑하는 게 부모고 엄마, 아빠는 널 그렇게 사랑한다. 그런데 이번 사건은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모두가 분노하고 경악하는 것이다. 네가 이 뉴스로 굉장히 놀라고 힘들겠지만, 염려하지 마라. 인간은 원래 절대로 다른 사람을 때리면 안 되고 누고도 이렇게 대할 수 있는 권리는 없다. 인간이 절대로 넘어선 안 될 선'이라고 얘기해 주면 된다"고 말했다.

오 박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아동학대 사건이 더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그는 "코로나19로 너무 좁은 공간에서 같이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는데, 본래 그 사람이 갖고 있던 병리적인 문제가 더 증폭됐다고 봐야 한다"며 "가장 약자인 아이한테 병리적인 부분이 가장 많이 향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오 박사는 정인이 사건과 관련해 분노만 하고 있으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날 방송된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 새끼'에서 정인이 사건에 대해 언급하며 "중요한 건 실제 변화다. 분노만 할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이가 혼자가면 한 번 더 봐준다던가 춥게 입고 있으면 한 번 더 돌본다던가 실천적 노력을 통해 바꿔가야 한다"고 말했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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