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美 이민정책 근간 바꿀 단어 '비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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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美 이민정책 근간 바꿀 단어 '비시민'

입력
2021.01.22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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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행정부 제출한 이민 관련법 
불법 의미 강한 '외국인 체류자' 삭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튿날인 21일 코로나19 대응 관련 브리핑을 열고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비시민(noncitizen)’. 이민정책 전환에 드라이브를 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기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용어가 등장했다. ‘외국인 체류자(alien)’라는 지칭을 없애고 미국이 명실공히 ‘이민자의 나라’임을 밝히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미 CNN방송은 21일(현지시간) 바이든 행정부가 발의한 이민법 개정안에 외국인 체류자 대신 비시민이란 용어가 등장한 점에 주목하며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보도했다. 외국인 체류자(alien)는 그간 주로 ‘불법 체류자(illegal alien)’라는 의미가 강해 인권운동가들의 비판을 받아왔다. 범죄자 혹은 처벌 대상 같은 이미지로 쓰여 비인간적 단어라는 것이다. 안정적 사회통합을 위해 이들의 존재를 인정하고 ‘미등록 이주민(undocumented immigrant)’ 등의 용어로 대체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반(反)이민정책을 이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민 관련 연설을 할 때 불법 체류자를 여러 차례 거론해 이주민들의 어두운 측면을 강조하는 데 일조했다. 2018년에는 제프 세션스 미 법무장관이 내부 문서 작성 시 미국에 허가 없이 체류 중인 사람을 불법 체류자로 분류하도록 지시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런 문제 제기는 2015년 캘리포니아주(州)에서 시작됐다. 주 노동법에서 외국인 체류자라는 단어를 지워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진 것. 이어 지난해 뉴욕시는 행정법률 등에서 해당 용어를 지웠고 2019년에는 ‘사람을 비하하거나 모욕하거나 괴롭히려는 의도’로 불법 체류자라는 단어를 사용하면 최고 25만달러(약 2억7,0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게 했다. 방송은 “전면적인 이민제도 개혁의 작은 부분일 수도 있으나 이민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을 바꿀 수 있다”고 평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친(親)이민 행보는 취임 첫날부터 가동됐다. 전날 서명한 행정명령 17건 중 6건이 이민정책과 연결된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중단과 불법체류 청소년 추방유예 제도인 다카(DACA) 제도 유지 및 강화를 지시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만들어진 다카는 트럼프 행정부가 폐지하려 했으나 결국 살아남게 됐다. 이 외에도 비시민권자 추방 100일간 유예, 미등록 이민자 인구조사 집계 배제 조치 철회, 이슬람 주요 7개국 입국제한 조치 무효화 등이 추진된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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