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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서 29명 사망… '고령 질환자' 백신 접종 위험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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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서 29명 사망… '고령 질환자' 백신 접종 위험 현실로

입력
2021.01.17 18:3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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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포르투갈, 미국에 이어 4번째
요양원 입소자에 집중... 커지는 안전 우려

지난달 27일 노르웨이 오슬로의 한 병원에서 한 노인이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오슬로=AP 연합뉴스

지난달 27일 노르웨이 오슬로의 한 병원에서 한 노인이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오슬로=AP 연합뉴스

노르웨이에서 화이자ㆍ바이오엔테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은 노인들이 30명 가까이 숨졌다. 특히 사망자 대부분이 ‘고령의 기저질환자’로 조사돼 보건 취약계층은 백신 접종이 위험할 수 있다는 의료계 분석을 거듭 확인시켜 줬다. 대규모 사망 사례가 계속 보고되면서 코로나19 백신 신뢰성을 둘러싼 논쟁도 가열될 전망이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노르웨이에서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숨진 사람이 6명 늘어 29명이 됐다. 노르웨이는 지난달 27일 백신 접종을 시작했는데, 3주 만에 지금까지 화이자 백신 사망이 발생한 나라(이스라엘 포르투갈 미국 등 4명)보다 7배 더 많은 희생자가 나왔다. 거의 모든 피해가 요양시설에 입소한 75세 이상 고령자에 집중됐다.

당국 부검 결과, 13명은 일반적인 백신 부작용이 죽음의 원인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노르웨이 의약품청도 통신에 보낸 서면 답변에서 “숨진 이들이 메스꺼움과 구토, 발열, 주사 부위 통증 등의 부작용을 경험했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16명의 사인은 조사 중이다. 화이자 제품은 노르웨이에서 사용하는 유일한 백신이다. 앞서 이스라엘에서도 심장질환을 앓는 70,80대 남성이 이틀 간격으로 숨졌다. 꾸준히 기저질환자의 사망 사례가 잇따르면서 고령 질환자의 접종 안전성 우려는 이미 커진 상황이다.

보건당국과 제약사 측은 과도한 해석을 경계한다. 노르웨이 보건당국은 “놀랄 일은 아니다”라고 했고, 화이자ㆍ바이오엔테크 측도 이날 “예상했던 수준”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블룸버그 역시 “젊고 건강한 사람들이 접종을 피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초기 접종 국가들의 모니터링 결과인 만큼, 향후 주의해야 할 점을 보여주는 선행 지표라는 것이다.

하지만 백신 안전성 문제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여론은 점점 커지는 분위기다. 노인층 외에 지난달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대 개막 이후 알레르기나 안면마비 등의 부작용은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임상시험 단계에서 기저질환자의 위험성이 노출된 적도 있다. 화이자가 이달 초 미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한 임상 보고서에는 백신 투여 참가자 2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 중 1명은 면역력 저하 질환을 갖고 있었다. 백신과 질환 사이의 인과관계도 확인되지 않았다.

안전성 우려가 높아지자 화이자와 백신 1,000만회분 계약을 맺은 호주 정부는 노르웨이 측에 자료 공유를 요청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호주 당국은 노르웨이에서 발생한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이번 사망이 백신 접종 때문인지, 나이가 더 큰 관련이 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서방 백신의 잇단 잡음에 반색하는 나라는 중국뿐이다. 중국은 선진국이 싹쓸이한 화이자 백신 등을 구할 수 없는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자국 백신을 공급하며 ‘백신 외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 보건전문가들은 관영 글로벌타임스 인터뷰에서 “화이자 백신은 메신저리보핵산(mRNA)을 활용한 신기술이라 검증되지 않았다”면서 자국 백신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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