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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두 키운 SLBM 공개하고 ICBM 숨긴 北... 노림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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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두 키운 SLBM 공개하고 ICBM 숨긴 北... 노림수는?

입력
2021.01.16 04:30
수정
2021.01.16 08:1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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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북극성-5ㅅ' 문구가 적힌 신형 추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등장하고 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 뉴시스

지난 14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북극성-5ㅅ' 문구가 적힌 신형 추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등장하고 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 뉴시스


북한이 14일 개최한 8차 노동당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눈에 띈 전략무기는 크게 두 가지다. 탄두를 키운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5ㅅ(시옷)’과 전술미사일인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개량형이다. 핵 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SLBM과 전술핵 탑재가 가능한 KN-23 개량형을 선보여 한미 양국을 ‘핵’으로 압박한 것이다. SLBM은 미 본토를 겨냥한 위협적 무기로, 단거리 미사일인 KN-23 개량형은 대남용으로 평가된다. 다만 미 본토를 사정권으로 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보이지 않았다.

북한이 14일 8차 당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신형 SLBM '북극성-5ㅅ'(왼쪽)을 공개했다. 지난해 10월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등장했던 '북극성-4ㅅ'과 비교하면 탄두부 길이가 길어지고, 직경도 커졌다. 평양= 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14일 8차 당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신형 SLBM '북극성-5ㅅ'(왼쪽)을 공개했다. 지난해 10월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등장했던 '북극성-4ㅅ'과 비교하면 탄두부 길이가 길어지고, 직경도 커졌다. 평양= 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


3개월 만에 등장한 신형 SLBM, 실제 성능 개량했나

15일 조선중앙TV가 녹화중계한 열병식에서 북한이 수중전략탄도탄이라고 부르는 신형 SLBM ‘북극성-5ㅅ’이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려 김일성광장에 등장했다. 조선중앙TV 아나운서는 “수중전략탄도탄, 세계최강의 병기, 우주 만리까지 내뻗치는 조선의힘이 등장했다”고 자찬했다. 지난해 10월 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때 공개한 북극성-4ㅅ과 동체 길이는 비슷하지만, 둥근 형상이었던 탄두부가 뾰족하고 길어졌다. 다탄두를 탑재하거나 사거리를 연장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북극성-4ㅅ보다 탄두부가 길어져 더 큰 다탄두를 넣기에 용이한 디자인으로 변경됐다”며 “ICBM급 SLBM 개발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북한이 불과 3개월 만에 성능개량에 성공했는지는 미지수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같은 성능이어도 탄두부 형상은 바뀔 수 있기 때문에 북극성-5ㅅ을 완전한 새 무기로 보기 힘들다”면서 “더구나 2019년 10월 수중 발사한 북극성-3형과 달리 4형과 5형은 시험 발사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열병식은 군사적 로드맵을 보여주는 자리로 여기에 등장했다고 해서 당장 실전 투입이 가능한 무기는 아니다”라고 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북극성 4-ㅅ과 큰 차이가 없어 보여 북극성 5-ㅅ은 실제 개발된 것이 아닌 모형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14일 8차 당대회 기념 열병식에 등장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북한판 이스칸데르'의 개량형. 지난해 10월 열병식에서 공개됐던 KN-23형과 비교해 탄두모양이 바뀌고 바퀴도 한 축 늘어났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14일 8차 당대회 기념 열병식에 등장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북한판 이스칸데르'의 개량형. 지난해 10월 열병식에서 공개됐던 KN-23형과 비교해 탄두모양이 바뀌고 바퀴도 한 축 늘어났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이날 공개된 KN-23 개량형도 기존 KN-23에 비해 탄두가 뾰족해졌다. 이동식발사차량의 바퀴도 기존 4축에서 5축으로 늘었다. 신 연구위원은 “미사일 격납고 부분이 더 길어진 것으로 보이는데, 전술핵(소형 핵무기)을 탑재하기 위한 의도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기존 KN-23의 사거리(500㎞)보다 길어져 남한뿐 아니라 일본(주일미군)까지 겨냥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이날 중장거리 지대지 순항 미사일로 추정되는 전략 무기도 공개했다. 탄도미사일에 더해 순항 미사일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4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 기념 열병식에 참석했다고 15일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 캡처, 뉴시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4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 기념 열병식에 참석했다고 15일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 캡처, 뉴시스


北, 핵 보유국 지위 깔고 미국과 협상?

이번 당 대회에서 핵을 36번이나 언급했던 북한은 열병식에서도 핵 무력을 과시했다. 북한이 ‘핵 폐기’가 아니라 ‘핵 보유’를 전제로 20일 출범하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협상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관측된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열병식에서 보여준 2개의 미사일을 통해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고 핵 군축(축소) 협상을 하자는 메시지를 미국에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사거리상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ICBM이 등장하지 않은 것을 놓고 대화를 시작하지 않은 바이든 행정부를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당 대회에서 미국을 “최대의 주적”이라고 했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날 마이크를 잡지 않았다.

노동신문은 15일 전날 8차 당대회 기념 열병식이 개최됐다는 소식을 전하며 "혁명의 붉은 총대를 억세게 틀어쥐고 당 제8차 대회를 믿음직하게 보위한 긍지와 영예를 안고 열병종대들이 위풍당당히 입장하였다"라고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 뉴스1

노동신문은 15일 전날 8차 당대회 기념 열병식이 개최됐다는 소식을 전하며 "혁명의 붉은 총대를 억세게 틀어쥐고 당 제8차 대회를 믿음직하게 보위한 긍지와 영예를 안고 열병종대들이 위풍당당히 입장하였다"라고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 뉴스1

이번 열병식이 대내용이라는 분석도 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에 이어 이례적으로 3개월 만에 열병식을 열었다. 당 대회를 기념해 열병식이 열린 것도 처음이다. 신종우 연구위원은 “이번 열병식은 집권 10년차에 접어든 김정은 위원장의 10번째 열병식”이라며 “경제 성과가 미흡한 북한이 군사 업적을 과시해 충성심을 유도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을 연상케 하는 러시아식 털모자를 쓰고 열병식을 참관했다.

정승임 기자
조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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