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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이인영, 주체사상 여전히 신봉하나" 엉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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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이인영, 주체사상 여전히 신봉하나" 엉뚱수

입력
2020.07.23 19:20
수정
2020.07.24 00:43
3면
0 0

인사청문회서 낡은 '사상 검증' 질문
"언제 어떻게 전향했는지 못 찾아"?
李 "한국 민주주의 이해도 떨어져"

2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이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게 질의하고 있다. 뉴스1

2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이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게 질의하고 있다. 뉴스1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이 23일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좌충우돌하며 엉뚱수를 날렸다. 북한 외교관 출신인 그는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1기 의장인 이 후보자에게 "주체사상을 여전히 신봉하느냐" "국가보안법이 폐지돼야 하냐고 보느냐" 등 낡은 사상 검증 질문을 퍼부었다. 탈북자 출신이 국무위원의 이적성 여부를 검증하는 이질적 장면이 이어졌다.

태 의원은 작심한 듯 했다. '태영호와 이인영, 두 김일성 주체사상 신봉자의 삶의 궤적'이라고 적힌 손팻말까지 준비했다. 태 의원은 "북한에선 '남한에 주체사상 신봉자가 많고 전대협은 김일성 초상화 앞에서 충성을 결의했다'고 가르쳤는데, 이에 동의하느냐"고 따졌다. 이 후보자는 굳은 얼굴로 "북쪽에서 잘못 알고 있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태 의원은 "대한민국에 오니 저 보고 사상을 전향했는지 묻는데 이 후보자가 언제 어떻게 전향을 했는지는 찾지 못했다"고 공격했다. 이 후보자는 "질문의 내용이 온당치 않다"며 "민주주의에선 사상과 양심의 자유가 있고, 전향 여부를 묻는 건 아직 남쪽의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 후보자는 1980년대 학생운동을 이끈 '586 그룹'의 대표적 인물이다. 당시 학생운동의 주류가 민족해방(NL) 계열이어서 586 그룹엔 한 동안 '주사파' '종북' 등의 꼬리표가 따라 붙었다. 이 후보자의 전적을 악용해 태 의원이 색깔론을 들고 나온 것이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미래통합당 태영호 의원의 의사진행 발언을 들으며 굳은 표정으로 앉아있다. 연합뉴스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미래통합당 태영호 의원의 의사진행 발언을 들으며 굳은 표정으로 앉아있다. 연합뉴스


태 의원의 돌발 행동은 여야간 설전으로 옮겨 붙었다. 국회 외교통일위의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영호 의원은 "이 후보자에게 전향을 묻는 건 국회를 모욕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통합당 간사인 김석기 의원은 "이 후보자가 전대협 의장을 맡았던 만큼 주체사상을 신종하는지 묻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태 의원을 엄호했다. 태 의원 역시 "청문회에 선을 그어 놓을 순 없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 후보자는 "태 의원이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대해 저보다 깊이있게 알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전향은 우리 사회에선 사전적 의미를 넘어 낙인이 된 오랜 역사가 있다"고 반박했다.

김지현 기자
조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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