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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신 '코로나 유증상자'라 신속 검사... 박능후 해명 거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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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박주신 '코로나 유증상자'라 신속 검사... 박능후 해명 거짓이었다

입력
2020.07.22 16:07
수정
2020.07.22 18:3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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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입국 후 두통 중상 있어 격리시설 대신 공항 검사
중대본 지침상 '인도적 사유'만으로 공항 검사 안돼?
복지부 "장관이 격리 면제와 검사를 착각했다" 해명

11일 오후 박 시장의 아들 박주신 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마치고 인천공항을 나오고 있다. 인천=뉴스1

11일 오후 박 시장의 아들 박주신 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마치고 인천공항을 나오고 있다. 인천=뉴스1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아들 박주신씨가 당국이 밝힌 '인도적 사유'가 아니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증상자'라는 이유로 공항에서 신속한 검사를 받을 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인륜적 이유로 공항 검사가 가능하다"며 특혜 의혹을 부인했던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말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22일 한국일보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미래통합당 김미애 의원실로부터 확보한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 자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보름간 인천공항 내에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은 인원은 총 2,014명이었으나, 이중 '인도적 사유'로 검사받은 인원은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대본은 이 자료에서 △외교 및 공무, 무역관련(A1, A2, A3-99) 비자 소지자 △이동시 감염 우려가 있는 코로나19 유증상자만 인천공항에서 검사하고, 인도적 사유로 입국한 자가격리 면제자는 예외 없이 임시생활시설에서 검사를 실시한다고 명시했다.

본보 취재 결과, 그간 인륜적 이유로 임시격리시설로 가지 않고 공항 검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주신씨는 실제로는 유증상자로 분류돼 인천공항 검역소에서 신속 검사를 받았다. 김 의원실과 인천공항 검역소의 통화 내용에 따르면 11일 오후 2시 부인과 함께 입국한 주신씨는 검역시 작성하는 건강상태질문서에 ‘두통이 있다’고 체크했으며, 이 때문에 파라세타몰(해열제)을 복용했다고 역학조사관에 밝혔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역소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주신씨에게 관련 증상이 있었고 확진자가 다수 발생하는 영국에서 입국한 점 등을 고려해 역학조사관이 유증상자로 분류, 공항에서 검사했다"며 “인도적 사유로 검사한 게 아니고, 인도적 사유였다면 무조건 임시격리시설에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16일 중앙방역대책본부 검역관리팀이 김미애 미래통합당 의원실에 제출한 인천공항 내 검사자 유형별 현황. (인)도적 사유 자가격리면제자는 공항이 아닌 임시생활시설에서 검사 받도록 돼 있다. 김미애 의원실 제공

16일 중앙방역대책본부 검역관리팀이 김미애 미래통합당 의원실에 제출한 인천공항 내 검사자 유형별 현황. (인)도적 사유 자가격리면제자는 공항이 아닌 임시생활시설에서 검사 받도록 돼 있다. 김미애 의원실 제공

본보가 새로 확인한 이런 사실은 그 동안 당국이 "주신씨에게 특혜가 없었다"며 밝힌 내용과는 완전히 다르다. 박능후 장관은 15일 국회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인륜적 문제로 입국하면 인천공항 자체 검사시설에서 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당시 박 장관은 주신씨처럼 인륜적 이유로 공항에서 검사를 받은 사례는 이례적이지만 있었다면서 “제한된 인력만 검사가 가능해 모든 사람을 다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특혜 의혹을 강하게 부인한 바 있다. 당시 박 장관 발언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주신씨는 유증상자라 공항 검사를 받은 게 맞다"라며 "장관께서 '격리 면제'와 '검사'를 착각해서 말씀하신 것 같다"고 뒤늦게 해명했다.

그러나 박 장관이 주신씨가 유증상자였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은 것을 둘러싸고는, 유증상자(주신씨)가 장례식장에서 상주 역할을 한 것을 숨기기 위한 목적이 아니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주신씨가 검사를 빨리 받기 위해 일부러 증상이 있다고 했을 수 있다는 '꼼수' 의혹도 제기된다.

가족상을 당해 긴급 입국했으나 '인도적 사유' 혜택도 받지 못한 채 곧바로 격리시설로 가야 했던 이들의 상실감도 크다. 10일 부친상을 위해 미국에서 들어온 최봉진씨는 “외아들이라 빈소에 가야 한다고 사정했지만 격리시설로 보내져 16시간 만에야 장례식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미애 의원은 "가족을 잃은 것은 그 누구라도 안타깝고 슬프다"라며 "누구의 아들만이 아니라 국민 누구나 예외없이 직계 존ㆍ비속 장례식은 참석할 수 있어야 하며, 진단검사도 신속하게 받아야 한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승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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