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지켜줘 미안” 가방 감금 사망 초등생 곳곳서 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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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지켜줘 미안” 가방 감금 사망 초등생 곳곳서 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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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5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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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 등 계모에 대한 공분 거세져

계모에 의해 여행용 가방 속에 갇혔다가 병원에서 숨진 초등학생이 다녔던 학교에 마련된 추모공간에서 한 교사가 묵념을 하고 있다. 이준호 기자

충남 천안에서 계모에 의해 7시간 가까이 여행용 가방 속에 갇혔다가 병원에서 숨진 9살 A군을 기리는 추모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는 가운데 사회적 공분도 거세지고 있다.

5일 오후 3시 천안 환서초등학교 정문에는 A군을 추모하는 공간이 마련됐다.

추모공간을 찾아온 학생과 교사, 교직원들은 친구와 어린 제자의 목숨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미안함과 죄책감에 눈시울을 붉혔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수업을 해왔던 탓에 제자의 얼굴도 보지 못한 채 떠나 보내야 하는 담임교사의 슬픔은 더욱 컸다.

인근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3학년인 A군은 초등학교 3ㆍ4학년 첫 등굣날인 지난 3일 오후 세상을 떠났다.

4학년 조모군은 “처음엔 우리학교 학생인 줄 몰랐는데 너무 슬프다”며 “좁은 가방 속에서 얼마나 아팠을까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고 하늘나라에서 잘 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구진모 교감은 “안타깝고 힘들게 세상을 떠난 아이를 그냥 보내기에 마음이 무겁다”며 “아이를 본 적은 없지만 그 아이도 사랑하는 제자 중 한 명이며 아픔을 잊고 행복하게 가길 바라는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추모공간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오는 7일 오후 5시까지 학생과 학부모 일반인에게 개방했다.

A군이 살던 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도 4일 오후 A군의 짧은 생을 애도하는 추모공간이 마련됐다. 이곳에는 국화 꽃다발과 함께 추모의 글들이 빼곡했다.

주민들은 또 A군이 좋아했을 만한 과자 등을 사다 놓으며 애도했다.

주민들은 “한 번쯤은 마주쳤을 하늘의 별이 된 소년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 “다음 생에서는 마음껏 웃고 뛰어 놀기 바란다”는 글을 남겼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추모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인터넷 육아정보공유 커뮤니티 댓글.

육아정보공유 커뮤니티의 한 한 네티즌은 “가슴이 먹먹하다. “아이 가는 마지막 길에 외롭지 않도록 추모할 수 있는 곳이 생기면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은 “그깟 게임기가 뭐라고 그런 가혹한 벌을 줬는지…”라며 슬퍼했다.

계모 B(43)씨에게 분노도 쏟아졌다.

다른 인터넷 커뮤니티의 네티즌은 “43살 새엄마가 9살 어린이 가방 속에 감금하고 외출… 저 짐승만도 못한 미친 여자를 뒤주 속에 가두고 싶다”며 “아. 죽은 어린 아홉 살 아이가 너무 불쌍하다”며 슬퍼했다.

청와대 청원게시판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A군 사망과 관련한 청원이 무려 8개나 개설되어 있다. ‘아동학대 가해자에게 엄벌에 처해달라’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 청원에는 이날 오전 기준으로 2,593명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왜 이런 사건이 반복돼야 하느냐”며 “더 효과적인 제도는 없는지, 현실적인 대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A군은 지난 1일 오후 7시 25분께 천안시 서북구 자신의 집에 있던 44㎝ 세로 60㎝ 여행용 가방 안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의식을 찾지 못하고 3일 오후 6시 30분께 숨졌다.

계모는 A군이 가방 안에서 용변을 보자 더 작은 가방에 들어가게 하는 등 7시간 동안 감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병원 측은 A군이 가방 속에 웅크린 자세로 장시간 갇혀 산소부족으로 장기 등이 손상돼 사망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소견을 밝혔다.

A군은 지난해 10월부터 올 어린이날까지 4차례나 계모에게 폭행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천안=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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