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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도쿄올림픽 연기론

입력
2020.02.23 18:00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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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첫 선을 보인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이 열릴 메인스타디움. 도쿄=고영권기자
지난해 10월 첫 선을 보인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이 열릴 메인스타디움. 도쿄=고영권기자

도쿄올림픽 첫 개최는 1964년이지만 일본은 그보다 한참 앞서 이 세계인의 스포츠 제전을 치를 기회가 있었다. 1936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제12회(1940년) 올림픽 개최지를 도쿄(하계)와 삿포로(동계)로 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듬해 중일 전쟁 발발로 일본 안팎에서 올림픽 불가 여론이 높아졌다. 일본 군부는 올림픽 공사에 쓸 자재들을 군사용으로 돌리라고 정부를 압박했고, 국제사회의 전쟁 비난 목소리도 높았다. 결국 IOC의 권유를 받은 일본은 대회를 2년 남기고 개최를 포기했다. 이 대회는 핀란드 헬싱키로 넘어갔지만 이마저 2차 대전 발발로 열리지 못했다.

□ 올림픽 역사상 대회 중지나 개최 변경은 모두 6차례 있었다. 대회 중지는 제12회를 비롯해 1916년 베를린, 1944년 런던(하계)과 이탈리아 코르티나 담페츠(동계) 대회로 모두 전쟁의 여파다. 1976년 미국 덴버에서 열려던 동계올림픽은 재정난 때문에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가 떠 안으면서 개최지가 바뀌었다. 이런 사례를 제외하면 그 동안 올림픽은 어김없이 열렸지만 갈수록 중지나 연기 또는 장소 변경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바이러스 감염병 때문이다.

□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하계 올림픽 때는 지카바이러스가 문제였다. 모기가 매개하는 이 질병은 치사율은 낮지만 임신 중 감염에 따른 소두증(小頭症) 신생아 출산 우려가 알려지면서 연기나 장소 변경 주장에 불을 지폈다. 2010년 캐나나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는 신종플루가 한창이었다. 변종 인플루엔자여서 일찌감치 백신이 개발된 게 불행 중 다행이었다.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유행 당시에는 이듬해 그리스 아테네 올림픽 대비 예선 경기가 줄줄이 연기됐다.

□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7월 말 도쿄올림픽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IOC나 일본올림픽조직위는 중지ㆍ연기의 필요가 없다지만 당장 일본 국내 스포츠 행사들이 축소되고 있다. 신종플루 당시 후생노동성 장관을 지낸 마스조에 요이치 전 도쿄지사는 “사스와 같다면 (이번 코로나는) 8월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올림픽 중지라는 시나리오도 준비해두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한다. 런던시장 선거에서는 그 경우 런던에서 올림픽을 치르겠다는 후보까지 나왔다. 사태가 조기에 수습돼 감염병으로 인한 초유의 올림픽 중지가 현실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김범수 논설위원 bs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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