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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 정국… 김무성 손학규 서청원 ‘YS 정치 유산’품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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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 정국… 김무성 손학규 서청원 ‘YS 정치 유산’품안에

입력
2015.11.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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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맏상주 자처 YS 적자 각인

PK서 입지… 국민공천제도 동력

서청원, 상도동계 큰형 이미지 굳혀

향후 친박계의 방파제 역할 할 듯

손학규도 안팎서 “의리있다” 평가

정계 복귀 러브콜 속 대안론 솔솔

김무성(가운데) 새누리당 대표 등 새누리당 의원들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고 김영삼 전대통령을 추모하는 묵념을 하고 있다. 고영권기자youngkoh@hankookilbo.com
김무성(가운데) 새누리당 대표 등 새누리당 의원들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고 김영삼 전대통령을 추모하는 묵념을 하고 있다. 고영권기자youngkoh@hankookilbo.com

김영삼(YS)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여야 유력 정치인들이 상주를 자처하면서 일정부분 정치적 유산을 물려받게 됐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상도동계 맏상주 역할을 자임하며 YS의 정치적 기반이었던 부산ㆍ경남(PK)에서 정치적 위상을 높이게 됐다.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민주화 세력’ 이미지 더하기에 성공했다. 야권의 대표적 YS 사람인 손학규 전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은 “의리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몸값을 올렸다.

김무성 PK 영향력 확대, 서청원 민주화 이미지

김 대표는 김 전 대통령 서거 직후 “나는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아들”이라며 장례기간 내내 서울대병원에 마련된 김 전 대통령 빈소를 지키며 조문객을 맞았다. 상도동계 맏상주 역할을 통해 자신이 YS의 정치적 적자임을 분명히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정치권에서는 김 대표가 YS의 정치적 아들임을 앞세워 PK 맹주 타이틀을 물려받는다면 내년 총선을 물론 향후 대권가도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고 본다. 특히 총선 공천 룰 협상 등 친박계와 일전을 앞둔 김 대표로서는 ‘통합과 화합’이라는 김 전 대통령의 유지를 방패막이 삼아 ‘국민공천제’를 밀어붙일 기회를 엿볼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김 대표는 22일 빈소를 찾은 PK의원들과 대화 중 ‘TK 물갈이론’ 얘기가 나오자 “물갈이, 물갈이 하는 사람들이 물갈이 된다”고 뼈 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이렇다 할 구심점이 없는 비박계가 상도동계를 중심으로 힘을 모은다면 여당 내 패권다툼 양상도 새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상도동계 막내인 정병국 의원은 25일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김 전 대통령의) 역사 바로 세우기가 무엇이었는지 다시 제대로 봐야 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강행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재평가 작업이 정치적 후폭풍을 몰고 올 수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김 대표는 26일 김 전 대통령 영결식 이후 빈소를 지켰던 상도동계 인사들과 만찬을 함께 하며 마지막까지 YS의 정치적 맏상주 역할에 충실했다. 이 자리에는 상도동계 모임인 민주동지회 김봉조 회장을 포함해 김덕룡 전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 등 200여명이 참석해 세를 과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와 함께 상주 경쟁을 벌였던 서 최고위원도 이번 조문정국의 수혜자로 꼽힌다. 서 최고위원은 친박계 좌장이라는 타이틀에 더해 민주화 세력을 상징하는 상도동계 ‘큰 형’이라는 이미지까지 더하게 됐다. 그 만큼 정치적 외연을 넓힐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특히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재평가 움직임이 사실상 박 대통령을 향한 공세가 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서 최고위원의 존재는 친박계의 방파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서 최고위원은 25일 빈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전 대통령 재평가 요구와 관련해 “저분이 어려울 때, 퇴임하시고 병원에 2년 반 이상을 그렇게 있었는데 그때는 아무것도 안 하던 인사들이 언론을 통해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라며 “돌아가신 분에게 경우가 (아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손학규 전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 25일 서울대병원에 마련된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를 나서는 최형우 전 내무부 장관을 배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손학규 전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 25일 서울대병원에 마련된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를 나서는 최형우 전 내무부 장관을 배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손학규, 정계 복귀 요청에 소이부답(笑而不答)

손 전 고문은 김 전 대통령 서거 정국에서 가장 눈길을 끈 인사다. 야권 인사로서는 유일하게 매일 김 전 대통령 빈소에 머물며 사실상 상주 역할을 하면서 “손학규 의리 있다”는 평가가 빈소 안팎에서 흘러 나왔다.

손 전 고문은 조문정국 동안 정계에 복귀해 달라는 요청이 이어지면서 ‘손학규 대안론’이 여전히 유효함을 증명했다. 손 전 고문을 정계로 입문시킨 YS가 고인이 된 뒤 다시 손 전 고문을 정계로 이끌고 있는 셈이다. 재야 원로인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24일 빈소를 찾은 뒤 자신을 배웅하는 손 전 고문에게 “손학규 선생이 건강해야 하는데…”라며 “썩은 나무도 발로 차야만 무너지는 법이야. 시골 가서 있을 생각하지 말고 돌아와”라고 직설적으로 정계 복귀를 주문했다.

전남 강진 흙집에서 칩거 중인 손 전 고문은 지난 22일 이후 서울에 머물며 빈소를 떠나지 않았다. 측근인 김병욱 동아시아미래재단 사무총장은 “손 전 대표는 YS를 정치적 아버지로 여겼다”고 말했다. 손 전 고문은 25일 상주 역할을 한 소회를 묻는 질문에 “건방지게 내가 무슨 상주냐”며 손을 내저었다. 정계 복귀에 대해서도 “이 정도만 하자”고 말을 아꼈다.

이동현기자 nani@hankookilbo.com

전혼잎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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