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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세ㆍ리용호 “반갑습니다”…대기실서 인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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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세ㆍ리용호 “반갑습니다”…대기실서 인사만

입력
2016.07.25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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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왕이와 회담 국제무대 데뷔

중국과 관계 개선에 공들여

미국 비난 자제하며 ‘조용한 외교’

아웅산 수치 만나 유엔서 지지와 방북 요청

핵 등 민감 질문엔 침묵 일관

북한 외교수장을 맡은 후 국제무대에 처음 나선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7개국 아시아태평양지역 외교 수장들이 모인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조용한 외교전’을 펼치고 있다. 북측이 그간 국제무대에서 핵 보유 정당성을 강변하거나 미국을 맹비난하던 모습을 자제하는 대신 중국과 밀착하려는 모습이 뚜렷하다.

전날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같은 비행기를 타고 비엔티안에 입국한 리 외무상은 25일 첫 일정으로 왕 부장과 양자 회담을 가졌다. 리 외무상은 이날 10시 35분께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NCC)에 등장한 후 귀빈실에서 1시간 30분 가량 머무른 후 회담장으로 향했다. 북중회담은 당초 11시께로 잡힌 것으로 알려졌으나, 왕 부장의 직전 일정인 아세안 장관과의 회담이 길어지면서 리 외무상의 대기 시간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리 외무상은 회담장으로 이동하는 동안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리 외무상은 전날 비엔티안의 왓타이 공항에 입국했을 때도 미소만 지으면서 취재진의 질문을 피했다. 지난해 8월 말레이시아에서 열렸던 ARF에서 리수용 당시 외무상이 기자회견을 자청, 미국을 맹비난했던 것과는 다소 달라진 모습이다.

25일 오후(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열린 북-중 양자회담에서 북한 리용호 외무상(왼쪽 두번째) 중국 왕이 외교부장(오른쪽 세번째)의 발언을 듣고 있다.연합뉴스
25일 오후(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열린 북-중 양자회담에서 북한 리용호 외무상(왼쪽 두번째) 중국 왕이 외교부장(오른쪽 세번째)의 발언을 듣고 있다.연합뉴스

리 외무상은 대신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공을 들이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이날 12시께 왕 부장과 회동한 리 외무상은 “앞으로 적극 협력하는 외교관계를 맺고 싶다”고 관계 개선의 의지를 뚜렷이 드러냈다. 리 외무상이 전날 왕 부장과 같은 비행기를 타고 입국한 것도 리 외무상의 계산에 따른 행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리 외무상이 왕 부장의 동선을 파악하고 같은 비행기와 숙소를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이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 국면에서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기 위해 우군을 확보하기 위한 외교 총력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리 외무상은 이날 중국에 이어 인도, 말레이시아, 미얀마 외교 장관과도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 외무상은 미얀마의 실질적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외교장관을 만나 유엔에서의 지지와 방북을 요청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미얀마 측은 북한의 초청에 답변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남북 외교 장관은 이날 오후 국립컨벤션센터의 귀빈 대기실에서 잠깐 조우해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눴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께 윤 장관이 리 외무상이 머물던 귀빈 대기실에 들어서 3m 가량 떨어진 소파에 앉았다. 15분 가량 뒤 리 외무상이 대기실을 나서면서 입구 쪽에 있던 윤 장관과 마주쳤고 윤 장관이 먼저 “만나서 반갑습니다”고 인사를 건네자 “반갑습니다”라며 답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자연스럽게 마주쳐 서로 인사하고 악수를 나눈 뒤 각자의 볼 일을 봤다”고 전했다. 비엔티안=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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