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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딕' 켄 룬드 "한글, 매우 효율적인 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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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딕' 켄 룬드 "한글, 매우 효율적인 문자"

입력
2014.08.2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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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용 한글 글꼴 본고딕체 개발..3년간 100여명과 1만여 字 작업

중·일어까지 통일된 디자인 적용...다국적 홈피 예쁘게 꾸밀 수 있어

최근 미국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어도비에서 개발해 인터넷에서 무료 배포하는 컴퓨터와 인터넷 홈페이지용 한글 글꼴 ‘본고딕체’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글꼴을 개발한 주인공은 미국인 켄 룬드(사진) 박사다. 위스콘신 매디슨대학에서 언어학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1991년 어도비사에 합류해 한국 중국 일본 베트남어의 서체 수석 개발자로 일하고 있다.

룬드 박사가 글꼴 개발에 뛰어든 것은 25년 전 대학 시절 일본어를 배우면서 동양 글자에 흥미를 갖게 된 것이 계기였다. 그는 “일본어 등 동양 글자가 컴퓨터에서 어떻게 표현되는지 호기심에서 출발해 기술적으로 구현하는 부분까지 파고 들게 됐다”며 “직장도 글꼴개발과 관련 있는 어도비를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룬드 박사는 3년 동안 한국의 산돌커뮤니케이션과 구글 서체 개발팀을 비롯, 100명 이상의 개발자들을 지휘하며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고어까지 포함한 한글 글꼴 본고딕체를 지난달 개발했다. 그는 독학으로 우리 말의 구성 원리를 배워 한글을 읽을 줄 안다. 그는 “지금까지 한국을 세 번 방문했는데 방문할 때 마다 다양한 간판을 읽는 재미가 있다”며 웃었다.

룬드 박사가 한글 글꼴 개발에 관심을 가진 것은 한글이 효율적인 문자이기 때문이다. 그는 “한글은 보이지 않는 직사각형 테두리 안에서 자음과 모음이 합쳐져 글자를 이루는 매우 효율적인 문자”라며 “그만큼 배우기 쉽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컴퓨터용 소프트웨어나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표시되는 글꼴로 만드는 일은 만만치 않다. 룬드 박사는 “한글의 구성 원리는 간단하지만 이를 인터넷에서 보기 좋게 표시하려면 일일이 손으로 글꼴을 다듬는 수작업이 필요하다”며 “1만1,000개 이상의 글자를 각각 보기 좋도록 디자인 하는 작업에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룬드 박사는 이번에 한글 글꼴만 개발한 것이 아니다. 중국어, 일본어까지 함께 개발해 본고딕 글꼴 하나로 한중일 3개 국어를 표시하도록 했다. 그는 “4년 전부터 동아시아 언어의 대부분이 포함되는 서체 개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그만큼 방대한 작업이어서 준비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룬드 박사가 개발한 본고딕체의 장점은 여러 언어를 통일된 디자인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는 “인쇄물이나 인터넷에서 다국어를 표시할 때 통일된 디자인을 적용하려면 여러 서체를 비교해 가며 맞는 모양을 찾아줘야 한다”며 “그러나 본고딕은 아예 3개 국어가 포함돼 있어 일관된 디자인, 통일성을 유지하기 때문에 인쇄물이나 홈페이지 등을 아름답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도비는 이를 기업 이익의 사회적 환원 차원에서 무료 배포하고 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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