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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통일 외교 사령탑’ 겐셔 전 외교장관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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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통일 외교 사령탑’ 겐셔 전 외교장관 별세

입력
2016.04.01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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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 디트리히 겐혀 전 독일 외무장관. AP 연합뉴스
한스 디트리히 겐혀 전 독일 외무장관. AP 연합뉴스

서독의 외교 사령탑으로 1990년 독일 통일의 산파 역할을 한 한스 디트리히 겐셔 전 외교장관이 1일(현지시간) 사망했다. 향년 89세.

독일 공영방송 도이치벨레(DW) 등 외신들에 따르면 겐셔 전 장관은 심혈관 질환을 앓았으며, 이날 독일 본 자택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

고인은 헬무트 슈미트 총리(1974~1982년), 헬무트 콜 총리(1990~1998년) 재임 시절 서독과 통일 독일 초대 외교 장관을 지내며 통독에 필요한 대외 여건 조성에 기여했다. 특히 통일에 필수요건이었던 미국과 옛 소련 등 주요 관계국들을 설득하는데 외교 역량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등 서방과의 굳건한 관계를 기반으로 소련 등 동구권과도 화해를 모색하는 등 균형을 통한 실리 외교 노선으로 ‘겐셔리즘’이라는 용어도 탄생시켰다.

1927년 옛 동독 지역인 작센안할트주 라이데부르크에서 태어난 고인은 변호사였던 1952년 서독으로 탈출해 자유민주당에 입당했다. 이어 연방 하원의원 선출(1965년)된 뒤 사민당 빌리 브란트 총리 시절 내무장관을 지냈다. 전 장관은 헬무트 슈미트 정권에서 외교장관을 맡았고 1990년 독일 통일 이후 초대 외교장관을 역임하는 등 무려 18년 동안 독일 외교를 책임진 역대 최장수 외교 수장이라는 기록도 갖고 있다.

1998년 정계 은퇴 후에도 통독의 산증인으로 자신의 경험을 전파했다. 지난 2014년 박근혜 대통령의 방독 때에도 면담이 예정돼 있었으나 겐셔 전 장관이 자택 화재로 참석하지 못해 불발됐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위대한 정치인이자 유럽인, 독일인이었던 그를 기리면서 나는 너무나 작은 사람임을 느낀다”는 애도 메시지를 발표했다.

겐셔 전 장관 외에도 최근 독일 통일의 주역들이 하나 둘 사라지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독일 통일의 장기적 기반을 다진 ‘동방정책’의 설계자 에곤 바가 향년 93세로 사망했고 지난해 11월에는 헬무트 슈미트 전 서독 총리가 96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강주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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