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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라 특혜 논란과 ‘밀회’

입력
2016.10.21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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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밀회'에서 피아니스트 진보라가 연기한 정유라는 음대 입시 비리의 중심에 선 인물이다. JTBC 제공
드라마 '밀회'에서 피아니스트 진보라가 연기한 정유라는 음대 입시 비리의 중심에 선 인물이다. JTBC 제공

청와대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60ㆍ최서원으로 개명)의 딸 정유라씨(20)가 이화여대 입학 과정과 학점 취득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2014년 방영된 JTBC 드라마 ‘밀회’가 이번 논란과 유사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눈길을 끈 하루였다.

‘밀회’에는 부모가 영향력을 발휘해 명문대 음대 피아노과에 특기생으로 입학한 조연 캐릭터가 등장한다. 공교롭게 이름도 정유라(진보라)다. 대학재단 이사장(심혜진)과 밀접한 사이인 엄마 백선생(길해연) 덕분에 무난히 입학은 했지만 학교 생활을 제대로 하지 않아 낙제점을 받을 처지다. 그러자 백선생은 지도교수도 아닌 기악과 교수를 따로 만나 넌지시 학점 얘기를 꺼낸다.

승마 특기생으로 이화여대에 입학한 정씨도 출석일수 부족과 과제물 부실에도 학점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최씨가 지도교수에게 항의를 해 지도교수가 바뀌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드라마와 현실이 놀랍도록 유사하다.

‘밀회’ 3화에 등장한 장면은 소름이 돋을 지경이다. 피아노과 입학 실기시험을 앞두고 조교(허정도)가 수험생의 출석을 부르는 장면이다. “124번 이선재(유아인), 125번 정유라, 126번 최태민.” 최씨의 아버지이자 정씨의 외할아버지인 최태민 목사를 연상시킨다. 최목사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더욱이 ‘밀회’를 집필한 정성주 작가가 이화여대 출신이라, 최씨 모녀의 논란을 예상하고 드라마를 쓴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일었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밀회’는 2014년 3월부터 5월까지 방영됐다. 정씨는 그 해 9월 체육특기생 수시모집을 통해 2015학번으로 이화여대에 입학했다. 드라마가 시기상 앞선다. 놀라운 우연의 일치다. 하지만 이 놀라운 우연이 그만큼 사회지도층의 부정과 비리가 만연해 있다는 방증이기도 해 씁쓸해지기도 한다.

네티즌도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드라마 대본 구상하고 쓰는 거 적어도 1년은 더 걸린다고 봐야 될 텐데 2년 후 일을 거의 예언하다시피 했네. 작가님 진짜 소름”(kiru****) “밀회는 실화였네”(choh****) “작가님 정말 용하시네요”(yolo****) “작가님 다칠까봐 걱정되네”(aomo****)라는 목소리를 관련 기사 댓글란에 남겼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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