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핵융합연구소 “2050년대 상용화”
한국형 초전도핵융합장치인 ‘케이스타(KSTAR)’의 모습. 국가핵융합연구소 제공

바다에 있는 수소와 풍부하게 매장된 리튬으로 전기를 무한 생산할 수 있어 ‘꿈의 에너지’라 불리는 핵융합 발전 상용화에 국내 연구진이 한 걸음 더 다가갔다.

국가핵융합연구소는 한국의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케이스타(KSTAR)’의 플라즈마 원자핵(이온) 온도를 1.5초 동안 섭씨 1억도 이상 올리는데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1억도는 태양 중심온도(약 1,500만도) 보다 7배나 뜨거운 온도이며, 핵융합 반응이 잘 일어나는 최적의 온도다. 2008년 7월부터 핵융합에너지 상용화 연구를 위해 케이스타를 본격 운영한 11년 만에 거둔 성과다.

플라즈마는 고체와 액체, 기체에 이은 ‘물질의 네 번째 상태’다. 고온ㆍ고압에 의해 원자의 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된 기체를 일컫는다. 태양의 내부에선 플라즈마 상태인 가벼운 수소원자핵(중수소ㆍ삼중수소)들이 충돌ㆍ결합하면서 무거운 헬륨 원자가 끊임없이 생산된다. 이 때 나오는 엄청난 에너지가 태양의 빛과 열에너지를 만든다. 핵융합 하는 수소 1g의 에너지량은 석유 8톤을 태우는 것과 맞먹는다. 무거운 원자핵이 쪼개지면서 나오는 에너지를 이용한 원자력 발전보다 에너지 효율이 7배 높고, 고준위 방사성폐기물도 발생하지 않는다.

태양의 핵융합 발전 방식을 따와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케이스타는 초전도 자석을 이용해 수소의 플라즈마 상태를 발생시키는 밀폐형 핵융합 실험 장치다. 태양보다 중력이 매우 낮은 지구에선 태양 중심 온도보다 훨씬 높은 초고온 플라즈마 이온 온도를 만들어야 핵융합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때문에 핵융합 발전을 연구하는 국가들은 경쟁적으로 플라즈마 이온온도 높이기에 힘써왔다. 윤시우 국가핵융합연구소 케이스타연구센터장은 “1.5초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초전도 자석을 이용한 핵융합 실험로가 플라즈마 이온온도 1억도 운전에 성공한 건 케이스타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2050년대 상용화 목표인 핵융합 발전이 실현되려면 플라즈마 이온온도 1억도에서 장시간 운전이 가능해야 하고, 많은 에너지 생산을 위해 반응 입자 수를 늘려야 한다. 이번 연구성과는 그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한 것이다. 플라즈마 이온온도 1억도는 중수소와 삼중수소의 핵융합 반응이 잘 일어나는 최적의 온도다. 앞서 케이스타는 2017년 이온온도 7,000만도에서 15초간 운전하기도 했다.

케이스타는 올해 두 번째 관문을 넘기 위한 도전에 나선다. 플라즈마 이온온도 1억도에서 10초 이상 운전하는 게 목표다. 윤 센터장은 “1억도의 초고온 플라즈마 이온온도를 10초간 유지하면 플라즈마 상태가 안정적이 돼 이후엔 운전시간을 늘리기 수월하다”고 설명했다. 이 목표를 달성하면 국제 공동으로 건설 중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ㆍ2025년 완공)의 운영단계에서 고성능 플라즈마 실험을 주도할 연구 역량을 확보하게 된다. ITER도 케이스타와 마찬가지로 초전도 자석을 이용한 핵융합실험장치다.

유석재 핵융합연구소장은 “과거엔 화석연료를 많이 가진 나라가 에너지 강국이었지만 앞으론 신재생에너지와 핵융합에너지 기술을 가진 국가가 에너지 강국으로 여겨지게 될 것”이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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