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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봉현, 도피 와중에 향군 상조회 돈 빼돌릴 직원 면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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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봉현, 도피 와중에 향군 상조회 돈 빼돌릴 직원 면접

입력
2020.05.15 01:0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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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모 드러나는 수백억 횡령… 캄보디아 도피 前 이사 결국 자수 

1조6천억원대 피해액이 발생한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전주(錢主)이자 정관계 로비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수원여객의 회삿돈 241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26일 오후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1조6천억원대 피해액이 발생한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전주(錢主)이자 정관계 로비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수원여객의 회삿돈 241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26일 오후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인 김봉현(46ㆍ구속)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재향군인회 상조회를 인수한 뒤 수백억 자산을 횡령한 전모가 드러나고 있다. 김 회장을 도와 향군 상조회 인수에 앞장섰던 전직 임원 두 명이 구속되면서다. 김 회장은 특히 검찰 수사대상에 올라 도피하던 와중에도 상조회 자금을 빼돌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남부지법 성보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3일 장모(38) 향군 상조회 전 부회장과 박모(48) 전 부사장에 대해 "증거 인멸과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장 전 부회장 등은 김 회장을 도와 '무자본 인수합병'(M&A) 방식으로 향군 상조회를 인수하고, 김 회장과 함께 상조회 자산 약 378억원을 횡령한 혐의(특경가법상 횡령 등)를 받는다.

김 회장은 컨소시엄을 앞세워 올해 초 향군 상조회를 인수한 뒤 상조회 자금을 빼돌리기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인 것으로 파악됐다. 박 전 부사장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짐사)에서 “김 회장이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으로 연락해 수차례 회사자금을 다른 곳으로 옮기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부사장은 “지시에 따라 자금을 옮겼을 뿐, 돈의 목적지ㆍ사용처 등은 전혀 몰랐다”고 해명했다. 당시 김 회장은 수원여객 횡령과 관련한 경찰의 수사 선상에 올라 도피 중이었다.

박 전 부사장은 김 회장이 상조회 자금을 빼돌리기 위해 외부에서 긴급 수혈한 인물로 알려졌다. 박 전 부사장을 김 회장에게 소개해준 장본인은 김 회장과 함께 수원여객 자금 241억원을 횡령하고 해외 도피 중이던 김모(42) 전 수원여객 재무이사로 드러났다. 마찬가지로 국내 도피 중이던 김 회장은 김 전 이사의 소개로 올해 1월 박 전 부사장을 직접 면접까지 본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은 박 전 부사장의 사직서도 미리 받아두면서 횡령을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부사장은 3월 초 상조회가 보람상조에 재매각되기 직전까지 한 달 가량 근무했다. 

박 전 부사장과 함께 구속된 장 전 부회장은 효성이앤에스 대표 출신이다. 김 회장은 지난해 말 향군 상조회 3차 매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22억원의 컨설팅비를 지불키로 약속하고 장 전 부회장을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전 부회장 측 관계자는 “계약서까지 작성하고 중개 수수료를 받은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장 전 부회장은 김 회장과 함께 향군 상조회를 인수한 뒤 자신의 회사로 향군 상조회 소유의 여주 학소원장례식장 등 자산을 빼돌린 것으로 파악됐다. 장 전 부회장은 이와 별도로 향군 상조회 횡령 사실을 숨기고 보람상조에 다시 팔아 넘기면서 계약금으로 250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도 받는다. 장 전 부회장은 2017년 향군과 업무협약을 맺고 ‘나라사랑밴’ 사업을 벌인 적이 있다.

피해액 1조6천억원 규모의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향군 상조회 전 임원 장모씨가 13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피해액 1조6천억원 규모의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향군 상조회 전 임원 장모씨가 13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김 회장과 박 전 부회장을 연결시켜준 김 전 이사는 도피 1년 만인 12일 캄보디아 이민청에 자수했다. 김 회장이 지난달 체포된 뒤 경찰에 '나는 수원여객에 아무런 권한이 없고 김 전 재무이사가 모든 범행을 주도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등 자신이 주범으로 몰리자 결국 자수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이사는 수원여객 횡령사건이 터지자 지난해 1월 출국해 중국ㆍ마카오 등에서 도피 생활을 했으며, 도피자금은 김 회장이 마련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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