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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학생 건강ㆍ안전 최우선…13일 전 등교 여부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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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학생 건강ㆍ안전 최우선…13일 전 등교 여부 결정”

입력
2020.05.10 18:01
수정
2020.05.10 20:3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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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미뤄지나…” 학교 현장 혼란, 일부 학교선 원격수업 등 자구책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으로, 73일 만에 열릴 예정이던 학교 문이 다시 닫힐 위기다. 방역당국은 역학조사 결과를 좀 더 지켜본 뒤 고3의 등교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등교 개학을 앞둔 지난 7일, 서울 성동구 무학여고에서 한 교사가 에어컨 가동 점검 및 교실 환기를 하고 있다. 뉴스1
등교 개학을 앞둔 지난 7일, 서울 성동구 무학여고에서 한 교사가 에어컨 가동 점검 및 교실 환기를 하고 있다. 뉴스1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이 아직 역학조사 초기 단계”라며 “학생들의 등교 일정을 지금 당장 결정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3일(10~12일)간 더 역학조사 결과를 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상수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관도 이 자리에서 “고3의 학사일정 변경여부와 관련해서는 여러 가능성을 열어 놓고 방역당국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며 “학생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등교수업 개시 전에 최대한 빨리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과 관련해 아직까지 등교 연기 요청을 한 시도교육청은 없다고 전했다.

등교개학을 코앞에 두고 터진 집단감염에 학교 현장은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특히 등교를 또다시 연기하게 될 경우, 고3의 대입 준비에 큰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의 한 자사고 교장은 “고3은 정말 급하다”며 “반수생이 많아져 정시에 불리하고 그러면 수시에 더 비중을 둬야 하는데, 일단 학생이 학교에 나와야 학교생활기록부에 쓸 활동을 뭐라도 할 것 아니냐”고 답답해했다. 고3 등교(13일 예정)가 이틀 이상 미뤄지면, 14일로 예정돼 있는 전국연합학력평가가 밀리거나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고1, 고3 자녀를 둔 경기 성남시의 학부모 윤모(45)씨도 “고3은 입시 때문에 등교를 했으면 좋겠고, 고1은 불안해서 좀 더 미뤘으면 한다”며 “주변을 보면 학년이 낮아질수록, 입시에서 자유롭다 보니 등교를 연기해도 상관없다는 반응이다”라고 말했다. 교육부가 발표한 등교 일정은 오는 13일 고3을 시작으로 △5월 20일 고2, 중3, 초1ㆍ2, 유치원 △5월 27일 고1, 중2, 초3ㆍ4 △6월 1일 중1, 초5ㆍ 6이다.

대구 수성구 경북고 교사들이 지난달 24일 학교 운동장에서 학생들에게 ‘워킹스루’ 방식으로 전국연합학력평가 문제지를 나눠주고 있다. 대구=뉴시스
대구 수성구 경북고 교사들이 지난달 24일 학교 운동장에서 학생들에게 ‘워킹스루’ 방식으로 전국연합학력평가 문제지를 나눠주고 있다. 대구=뉴시스

교육부가 등교 일정을 당기는 것은 금지해도 늦추는 것은 허용한 만큼, 일부 학교는 집단감염 확산 상황에 따라 자구책을 마련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경기 지역의 한 고교 교장은 “내일(11일) 학교에 나가 봐서 등교를 미루자는 의견이 많이 나오면 예정대로 등교하기보다 당분간 계속 원격수업으로 돌리는 방안도 생각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방역 전문가 대다수는 등교 일정을 연기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이 지역사회에 얼마나 확산됐는지 판단이 서지 않는 상황에서 학생들을 등교시키는 것은 무리”라며 “이태원발 집단감염 사태 추이를 확인한 다음 개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엄 교수는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개학은) 불 난 집에 기름 붓는 상황”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다음주 정도까지 상황을 지켜보고 방역당국이 통제 가능하면 학생들이 등교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태원 클럽 사태 추이를 보고 학생들의 등교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정부가 일정대로 학생들의 등교를 추진한다면 오전반만 운영해 학생들이 함께 지내는 시간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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