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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66번’, ‘안양 23번’, ‘종로 17번’… 진짜 슈퍼전파자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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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66번’, ‘안양 23번’, ‘종로 17번’… 진짜 슈퍼전파자는 누구

입력
2020.05.09 11:20
수정
2020.05.09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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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역당국 “클럽 내 제3의 인물일 수도” 

지난 8일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가면서 폐쇄된 서울 용산구 우사단로 한 클럽이 닫혀 있다. 뉴스1
지난 8일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가면서 폐쇄된 서울 용산구 우사단로 한 클럽이 닫혀 있다. 뉴스1

이태원 클럽 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걷잡을 수 없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황금연휴 기간 방심하면 안된다’는 방역당국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 문제는 집단 감염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2차, 3차 감염까지 속출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지난 6일 경기 용인시에서 한 달여 만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29세 남성 A씨로, 용인 66번 확진자다. 이 남성은 지난달 30일부터 친구 3명과 1박2일 경기 가평과 강원 춘천, 홍천 등을 여행한 뒤 1일 오후 귀가했다.

이후 친구인 B(31·안양 23번 확진자)씨와 1일 오후 11시 30분쯤부터 2일 오전 4시 40분 택시를 타기까지 서울 이태원에서 여러 곳의 클럽을 다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남성전용 클럽인 K클럽에서 오전 2시부터 오전 3시 20분까지 머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2일 오후부터 발열(39도)과 설사 증상을 보이기 시작해 4일 수원의 한 이비인후과를 다녀왔다. 이어 5일 재차 방문했지만 병원이 문을 닫은 상태여서 용인시 기흥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체를 채취, 6일 오전 확진 판정을 받았다.

6일 A씨의 확진 판정 소식을 접한 B씨는 무증상이었지만 당일 안양보건소 선별진료소를 방문, 7일 오전 확진자로 분류됐다.

9일 오전 10시 현재까지 K클럽으로부터 유발된 것으로 추정되는 확진환자는 27명(A씨 본인 포함)으로 늘었다. 이태원 클럽에 다녀온 20대 남성과 성남의료원 남자 간호사의 누나와 형이 각각 양성 반응을 보여 3차 감염자도 나왔다.

지난 7일 오후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서울 이태원의 한 클럽 앞에서 기자들이 취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7일 오후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서울 이태원의 한 클럽 앞에서 기자들이 취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용인 66번, 오리무중 감염경로

용인 66번 확진자인 A씨의 감염 경로는 오리무중인 상태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A씨를 초발 환자(첫 환자)로 추정하고 있다. A씨를 초발 환자로 본 것은 지난 2일 클럽에서 노출 돼 감염된 확진자 수가 대다수라는 이유에서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지난 8일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15명 확진자의 역학조사 결과로는 A씨가 가장 발병이 빠른 초발 환자로 보고 있다”며 “나머지 14명은 A씨보다 늦게 발병됐거나 늦게 노출됐기 때문에 A씨의 감염경로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직은 2일에 클럽에서 노출돼 감염된 확진자가 대다수”라며 “그래서 1차 용인시 사례로 인한 2차 전파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러스 검사 결과 바이러스의 양이 상당히 높은 것을 알 수 있어서 (A씨가) 전염력이 높은 시기(발병 초기)에 시설을 방문했다”며 “(A씨는) 입장을 대기하면서는 마스크를 썼지만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결국 방역당국은 A씨보다 증상발현이 빨랐던 사람은 없는 것으로 파악, 사실상 지역감염 및 2차 감염의 슈퍼 전파자로 지목한 것이다.

하지만 A씨의 감염 경로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코로나19 용인 66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알려진 클럽이 자신들의 클럽을 소개한 내용에 남성전용 클럽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해당 클럽 SNS화면 캡처
코로나19 용인 66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알려진 클럽이 자신들의 클럽을 소개한 내용에 남성전용 클럽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해당 클럽 SNS화면 캡처

◇안양 23번, 베트남 다녀왔지만 무증상

이런 가운데 A씨와 함께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안양 23번 확진자 B씨가 지난달 베트남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베트남을 방문한 뒤 지난달 10일 입국했다. 이후 14일간 자가격리 됐다.

보건당국은 B씨가 자가격리 기간은 물론 지난달 24일 자가격리 해제 이후 이태원 클럽을 다녀 온 뒤인 이달 7일 오전 확진 판정 받을 때까지 코로나19 관련 증상이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자가격리 해제 과정에서 B씨에 대한 코로나19 감염 여부에 대한 검사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해외입국자의 경우 자가격리 해제 시 2차례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아야 자가격리가 해제되는데 B씨는 이러한 검사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 정부는 지난 3월 22일과 28일 유럽과 미국 발 입국자의 경우 14일간의 자가격리를 의무화 했다. 입국시 3일 이내 유증상 여부를 확인하고, 자가격리 해제 시 검사토록 했다. 무증상인 경우에는 안 해도 된다고 했지만, 대부분의 지자체들은 검사후 해제여부를 결정했다.

다만 안양시는 한 언론을 통해 절차에 따라 B씨가 별다른 증상이 없는 무증상이어서 검사를 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더욱이 B씨는 A씨와 함께 이태원 클럽을 가기 전인 4월 30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여행을 함께 다녀온 인물이다. B씨는 A씨의 확진 소식을 듣고 나서야 검사를 받았다가 양성 반응이 나왔다.

방역당국은 A씨가 가장 빠른 초발 환자라고 했지만 B씨보다 발열 증상과 검사, 확진 판정만 빨리 받았을 뿐이다. B씨는 검사 받을 당시도 무증상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결과는 양성이다.

A씨의 감염경로는 오리무중이지만, B씨는 베트남, 해외여행 이력이 있다. 감염경로를 봐서는 A씨보다 B씨가 초발 환자일 가능성이 더욱 클 수 있다.

B씨가 베트남에 머물다 입국했을 때인 지난달 10일 베트남의 코로나19 확진자는 260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3월 23일 100명을 돌파한 데 이어 같은 달 31일에는 200명을 기록, 8일간 100명이 급증하기도 했다.

(저작권 한국일보)이태원 클럽 관련 신종 코로나19 확진 현황-박구원기자/2020-05-08(한국일보)
(저작권 한국일보)이태원 클럽 관련 신종 코로나19 확진 현황-박구원기자/2020-05-08(한국일보)

◇종로17번, 용인 68번의 친구

종로 17번 확진자도 A씨가 다녀간 동 시간대에 이태원 클럽을 여러 곳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함께 한 친구가 바로 용인 68번 확진자 C(29)씨다.

처인구 금학로 독신자 숙소에 혼자 거주하는 C씨는 지상작전사령부 내 중앙보충대대 소속 군인(부사관)으로 지난 8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문제는 C씨의 발열 증상이 나타난 시점이다. 용인시 관계자는 “C씨의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나타난 시간은 2일 오전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A씨가 2일 저녁시간에 유증상이 나타났는데 이보다 반나절 더 빠른 셈이다.

발열 시간을 놓고 봤을 때 용인 68번이 더 앞섰고, 그의 접촉자는 종로 17번 이라는 점이다.

이에 용인시 관계자는 “애초 용인 66번 A씨가 가장 빨리 확진 판정을 받다 보니 A씨가 슈퍼전파자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며 “실제 해외를 다녀온 안양 23번, 증상을 먼저 보인 용인 68번 등을 볼 때 누가 먼저고, 슈퍼 전파자로 단정 지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중앙 보건당국도 처음에는 용인 66번 확진자를 초발 환자로 지목했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다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태원 클럽, 용인 66번, 안양 23번, 종로 17번이 아닌 코로나19 확진자 명단에 등록되지 않은 무증상, 즉 제 3의 인물이 있을 수 있다고 판단 당시 클럽에 들른 이들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선 상태”라고 덧붙였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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