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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연, 방탄소년단도 밀어낸 ‘슬의생’ OST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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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연, 방탄소년단도 밀어낸 ‘슬의생’ OST의 힘

입력
2020.05.07 04: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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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주인공들(왼쪽부터 유연석, 김대명, 전미도, 조정석, 정경호)은 대학병원 의사들의 인간적인 면들을 보여준다. tvN 제공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주인공들(왼쪽부터 유연석, 김대명, 전미도, 조정석, 정경호)은 대학병원 의사들의 인간적인 면들을 보여준다. tvN 제공

일상을 잔잔하게 그려낸 서사로 호평받고 있는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슬의생)’이 레트로 감성이 짙은 1990년대 음악을 역주행시키고 있다. ‘슬의생’ 음악은 음원 차트에서 태연이나 방탄소년단에도 밀리지 않을 정도다.

6일 CJ ENM에 따르면 ‘슬의생’의 시청률은 지난 3월 첫 방송 이후 꾸준한 상승곡선을 그렸다. 지난달 30일 방영된 8회는 12%(닐슨코리아 기준)까지 기록했다.

‘슬의생’의 인기 자체는 어느 정도 예견됐다. 연출과 극본을 각각 맡은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는 tvN 히트작 ‘응답하라’ 시리즈를 함께 만든, 검증된 콤비다. ‘슬의생’도 전작의 성공 방정식인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에 집중하고 있다. 병원을 배경으로 의사들이 대거 출연한다지만, 의학 그 자체보다 병원 사람들의 희로애락에 집중한다. 신 PD는 “주인공들의 전문적인 의사일 때의 모습과 의사가 아닐 때의 모습 간 차이를 보여주는 게 이 드라마의 매력”이라 말했다.

이런 ‘슬의생’의 힘은 음악으로도 번져나가고 있다. 드라마는 주인공인 의사들을 대학생 시절부터 밴드 활동을 함께 해온 절친들로 설정해뒀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음악이 단순한 배경음악이 아니라 주인공들간의 깊은 유대관계를 상징하고, 그렇기에 매회 마지막마다 주인공들의 합주 장면이 등장한다.

이건 의도적이기도 하다. 신 PD는 “‘응답하라’ 시리즈는 시대배경으로서 옛 노래를 쓸 수 있었지만, 현대물은 그럴 수 없었다”며 “그래서 밴드활동이라는 설정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그 덕에 첫 회 ‘론리 나이트(Lonely Nightㆍ1997년ㆍ부활)’를 시작으로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1996년ㆍ베이시스)’ ‘내 눈물 모아(1996년ㆍ서지원)’ 등 1990년대 노래들이 ‘슬의생’에 줄줄이 등장한다.

결과는 기대 이상으로 성공적이다. 조정석이 부른 쿨의 ‘아로하(2001년)’는 방송 직후 멜론 등 각종 음원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며 역주행 중이다. 태연, 방탄소년단 등 스타들의 신곡이 발표된 뒤에도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 등 다른 노래들도 여전히 상위권에 머물고 있다. 제작진도 “이 정도까지 기대하지 않았다”는 반응이다.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주인공들(왼쪽부터 정경호, 유연석, 김대명, 전미도, 조정석)은 밴드 연습을 통해 학창시절 유대를 이어가고 있다. tvN 제공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주인공들(왼쪽부터 정경호, 유연석, 김대명, 전미도, 조정석)은 밴드 연습을 통해 학창시절 유대를 이어가고 있다. tvN 제공

이런 호평은 선곡뿐 아니라 합주에 공을 들인 덕분이기도 하다. 조정석과 정경호는 원래 기타를 좀 다룰 줄 알았고, 유연석과 김대명도 드럼, 피아노를 각각 배운 적이 있다. 전미도만 이번에 처음 베이스를 접했다. 이들은 드라마에 맞게 원곡을 편곡한 뒤 촬영 시작과 함께 맹연습에 들어갔다. 땀방울은 배신하지 않았다. 제작진은 4회에 등장한 조지 윈스턴의 ‘캐논 변주곡’를 최고의 곡으로 꼽았다. 신 PD는 “2분 정도 나오는 합주 장면을 위해 6~7시간 촬영한, 배우들의 피와 땀이 담긴 명장면”이라 말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공은 배우 전미도다. 철두철미한 신경외과 의사 채송화로 등장하는 전미도는 조정석과 유연석 등 다른 배우들이 입을 모아 제작진에 추천했을 정도로 뮤지컬계에선 유명한 배우지만, 브라운관은 이번이 첫 도전이다. 기대에 부응하듯 전미도는 무대에서 다져온 단단한 연기력으로 음치 연기를 포함해 극 전체를 야무지게 떠받쳐내고 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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