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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김정은 무탈’ 정보력 입증했지만… “지나친 노출”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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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김정은 무탈’ 정보력 입증했지만… “지나친 노출” 지적도

입력
2020.05.04 01:0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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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산 체류” 靑 나서 공개… “민감한 정보 안이한 관리” 우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절(5·1절)이었던 지난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TV가 2일 보도했다. 사진은 준공식 현장에서 자신감에 찬 김 위원장의 모습.평양=조선중앙TV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절(5·1절)이었던 지난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TV가 2일 보도했다. 사진은 준공식 현장에서 자신감에 찬 김 위원장의 모습.평양=조선중앙TV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을 둘러싼 온갖 억측이 이어졌던 최근 열흘 간 정부는 줄곧 “특이 동향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김 위원장 신변에 이상이 없다고 보는 ‘근거 정보’도 언론을 통해 드문드문 공개했다. 김 위원장이 실제 무탈한 것으로 판명 남으로써 정부의 대북 정보력이 상당 부분 입증됐다. 그러나 정부가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를 적극적으로 확인해 대북 정보력을 북한에 노출시켰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부는 김 위원장 건강 이상설로 세계가 들썩인 지난달 21일 이후 “북한에 특이 동향이 없다”고 밝혀 왔다. 미국 CNN 방송의 ‘김 위원장 위중’ 보도를 시작으로 국내 정치권에서 김 위원장 뇌사설ㆍ사망설이 나왔을 때도 청와대와 정부는 “정부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자신했다. 김 위원장이 2일 건강한 모습으로 북한 매체에 등장하면서 북한 최고자도자의 신변에 이상 징후가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수준의 대북 정보력이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3일 “정부가 ‘김 위원장의 신변에 이상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한 것은 상당 수준의 정보 수집이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 위원장이 정상적으로 북한을 통치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물리적 증거’들이 있었을 것이란 뜻이다.

정보 수집은 인공위성, 감청 자산을 통해 얻은 시긴트(SIGINT)와 인적 정보를 통해 수집한 휴민트(HUMINT)로 크게 구분된다. 김 위원장이 강원 원산에 머물고 있다고 정부가 파악한 데에는 미국 정부가 운용하는 군사위성 자료가 활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평양시내 경계 강화, 군사 이동 증가, 통신량 급증 등 급변사태 징후가 없다’는 한국 군ㆍ정보 당국의 분석도 판단의 근거가 됐다. 도ㆍ감청을 통해 얻은 정보도 활용됐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다만 북한 최고지도자의 건강 상태는 대북 정보 중에서도 ‘1급 기밀’이어서 북한 내부 소식통이라 볼 수 있는 휴민트의 역할은 제한적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국내외 추측성 보도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극히 민감한 대북 정보를 안이하게 관리한 게 아니냐는 우려도 일부에서 나온다. 지난 달 김 위원장 위중설이 불거진 직후 “김 위원장이 측근들과 함께 강원도 원산에 머무르고 있다”는 전언은 청와대를 통해 알려졌다. 북한이 가장 민감해 하는 최고 지도자의 동선 정보를 청와대가 나서서 공개한 셈이다.

청와대의 고위 관계자는 3일에도 “김 위원장이 수술이나 시술을 받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책 연구기관의 한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전날 북한 매체를 통해 모습을 드러내며 그를 둘러싼 루머 사태가 일단락된 시점에서 구태여 김 위원장의 수술 여부까지 청와대가 설명한 것은 남측의 대북 정보력을 필요 이상으로 노출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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