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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리 해제 무드에 쏟아져 나오는 세계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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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리 해제 무드에 쏟아져 나오는 세계 시민들

입력
2020.05.02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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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각국에 쳐졌던 빗장이 풀리기 시작하자 세계 곳곳에선 그간 억눌렸던 ‘사회적 욕구’를 해소하기 위한 발걸음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지난달 30일 국내 발생 0명에 이어, 1일에도 1명의 국내 확진자를 기록한, 황금연휴 중의 한국 모습이 단연 돋보인다.

제주도민 김모(42)씨는 황금연휴 이틀째인 1일 오전 가족들과 제주시 구좌읍 김녕해수욕장으로 바람을 쐬러 나갔다가, 10분만에 발길을 되돌렸다. 주차장으로 들어온 렌터카 승합차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관광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고, 해수욕장에도 적지 않은 이들이 마스크를 끼지 않은 채 희희낙락거리며 돌아다니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김씨는 “코로나19 사태 중인데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최소한의 방역수칙은 지켜야 할 것 아니냐”며 혀를 찼다.

호텔 등 다중이용시설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낮 최고 기온 23.8도의, 초여름 날씨 탓이기도 했다. 박모(54)씨는 “투숙 호텔과 골프장, 음식점 등에서 마스크를 끼지 않은 이용객들이 많았지만, 출입 제지나 마스크 착용을 안내하는 직원은 한 명도 없었다”며 “제주공항에서나 발열검사, 마스크 안내가 이뤄졌지만, 공항 밖은 완전 딴판”이라고 지적했다.

최남단 마라도와 가파도로 가는 여객선 내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돼서 대부분 마스크를 썼지만, 마라도와 가파도에 도착한 이후에는 더운 날씨 때문인지 거의 모든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벗고 던지다시피 하고 여행을 즐겼다. 지난달 30일인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4만6,579명) 수는 작년 같은 기간(3만9,732명) 대비 17.7% 많다.

동해안 주요 관광지도 비슷한 분위기. 이날 강원 삼척시 원덕읍의 낮 기온은 올해 들어 전국에서 가장 높은 33.6도(오후 2시30분 현재)를 기록했다. 더운 날씨에 일부 해변에선 간격을 유지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렸고, 상당수는 마스크를 하지 않았다. 특히 국내 확진자 0명(30일)에 이어 이날에도 경북에서 1명 발생했다는 소식이 이들의 무장해제를 부추기는 것은 아닌지 걱정될 정도였다. 오승환(65) 월컴투강릉추진위원회장은 “관광객들이 갑자기 늘면서 일부는 일정 거리를 유지하기 힘든 곳도 있다”며 “일회용 마스크를 제공하고 개인 방역수칙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코로나19 사망자가 6만3,000명에 달하는 미국에서도 무장해제 분위기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미국 교통안전국(TSA)에 따르면 주말을 맞은 지난달 26일 미국 내 공항 이용자는 12만8,875명으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시기(일 200만여명)에 비하면 6%에 불과한 수치지만 미국 항공기들이 5~10% 수준의 운항률을 기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평시 혼잡도를 기록한 것이다. 새라 넬슨 미국 항공승무원협회(CWA) 회장은 “정원 90%의 승객이 탑승했으며 이중 절반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말했다.

5일간의 노동절 황금 연휴에 돌입한 중국도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지난 1월 닫았던 베이징(北京) 자금성의 문을 1일 다시 열었다. 3개월 만이다. 자금성 운영을 담당하는 고궁박물관은 온라인 예약을 통해 입장객을 받고, 입장객 수를 하루 5,000명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 업체 시트립은 이번 연휴 동안 약 9,000만명이 여행길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시트립은 “4월 대비 교통 이동량이 353% 증가하고 이동 연인원은 282%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간 코로나19 확산 탓에 억눌렸던 여행 욕구가 분출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제주=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속초=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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