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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억 아파트 산 사람, 집값 올라 대출금의 84% 벌어… 부동산 자산 양극화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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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억 아파트 산 사람, 집값 올라 대출금의 84% 벌어… 부동산 자산 양극화 심화

입력
2020.04.27 20:30
수정
2020.04.27 22:1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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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한銀 2020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1억원대 시세차익은 대출금의 9%… 상하위 20% 부동산자산 격차 12배 

 작년 10명 중 1명이 투잡, 전년보다 2%p↑… 불황에 투잡족 더 늘듯 

15일 서울 송파구 일대의 아파트단지 모습. 연합뉴스
15일 서울 송파구 일대의 아파트단지 모습. 연합뉴스

최근 3년 사이 5억원 넘는 아파트를 산 사람은 집값이 대출금의 절반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과 저소득 가구간 부동산 자산 격차는 더 심해졌다. 고소득 가구가 대출을 받아 고가 주택에 투자하고, 집값이 뛰면서 높은 시세차익을 얻는 식의 현실이 부동산 ‘부익부 빈익빈’을 부추긴다는 분석이 나온다.

 ◇7억 이상 아파트 구매자, 대출금의 84%만큼 집값 올라 

27일 신한은행이 발간한 ‘2020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조사 대상 1만명 중 11%는 2017~2019년 사이 현재 거주 중인 주택을 구매했다. 이 중 84.7%는 아파트를 샀다.

아파트 가격은 전반적으로 올랐다. 서울에선 평균 4억7,082만원에 아파트를 구매했는데, 조사 시점(지난해 9,10월)에는 5억7,194만원으로 21.5%나 올랐다. 경기ㆍ인천의 가격 상승률은 14%, 지방 5대 광역시 12%, 기타 지방 7% 순이었다. 다만 이번 조사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은 반영되지 않았다.

아파트 가격이 높을수록 구매 후 가치도 빠르게 올랐다. 7억원 넘는 아파트를 산 사람은 평균적으로 집값의 21%인 1억9,863만원을 대출받았는데, 구매 시점 이후 아파트값 상승액은 평균 1억6,629만원으로 대출금의 84%에 달했다. 5억~6억원대 아파트도 평균 1억8,307만원을 대출 받은 뒤, 집값이 대출액의 절반 이상(56%)인 1억224만원 올랐다.

반면 1억원을 넘지 않는 아파트의 경우 7,208만원의 대출을 받았지만, 가격 상승은 670만원으로 대출 원금의 9% 수준이었다. 2억원대 아파트 역시 대출금의 13% 수준인 1,626만원 오르는데 그쳤다.

집값 대비 대출금 비중은 아파트 가격이 높을 수록 낮았다. 1억~2억원대 아파트를 구매한 사람은 구매 대금의 절반 이상을 대출로 메웠지만, 7억원 넘는 아파트를 산 사람은 약 20% 정도인 2억원의 대출만 받았다. 고가 주택 구매자일수록 기존 자산을 통한 재원 마련이 가능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고소득과 저소득 가구간 자산 차이. 그래픽=강준구 기자
고소득과 저소득 가구간 자산 차이. 그래픽=강준구 기자
아파트 구매가격 별 대출금 및 아파트 가격 상승률. 그래픽=강준구 기자
아파트 구매가격 별 대출금 및 아파트 가격 상승률. 그래픽=강준구 기자

 ◇상하위 부동산 자산 격차 12배… ‘투잡’도 늘어 

고소득 가구와 저소득 가구간 부동산 자산 격차는 1년 전보다 더욱 벌어졌다. 지난해 경제활동 가구의 평균 총 자산 4억1,997만원 중 부동산은 76%(3억1,911만원)로 대부분을 차지했는데, 가구 소득이 높을수록 부동산의 비중이 컸다. 소득 하위 20%인 ‘1구간’의 경우 총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58.8%에 불과했지만 상위 20%인 ‘5구간’에서는 78.7%에 달했다.

지난해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고소득층의 부동산 자산 가격은 더욱 높아지는 등 자산 양극화도 심화됐다. 가구소득 상위 20%의 총 자산은 8억8,294만원으로 하위 20%(9,592만원)보다 9.2배 많았지만, 부동산만 떼어놓고 보면 격차가 12.3배(5구간 6억9,433만원ㆍ1구간 5,644만원)로 더 벌어졌다. 두 계층의 부동산 자산 격차는 2018년(11.6배)보다 더 확대된 것이다.

또 가구소득이 높을수록 부동산 관련 대출 비중(60%)이 높은 반면, 소득이 낮을 수록 일반 신용대출, 현금서비스의 비중이 높았다. 고소득층은 대출을 부동산 자산 증식 수단으로 이용한 반면, 저소득층은 생활비나 급전 등 단기 목적 자금 마련을 위해 대출이 필요했을 것이란 추측이 가능하다.

한편 경기불황으로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늘면서 경제활동자 10명 중 1명(10.2%)은 본업과 부업을 병행하는 이른바 ‘투 잡’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율은 전년(8.1%)보다 2%포인트 가량 늘었다.

투잡의 이유로는 소득감소 및 필요 자금 마련(생계형)이 65.7%로 가장 많았다. 부업의 직종별로는 대리운전ㆍ택배기사ㆍ재택 부업 등이 많았는데, 투잡족의 본업 수입은 한달 평균 228만원으로, 본업만 하는 ‘원잡족’의 월 평균 수입(323만원)보다 95만원이나 적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주 52시간 근로로 월 소득이 줄고, 경기불황과 고용시장 불안감이 커진 점이 투잡 선택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응답자의 24.5%가 향후 투잡 계획이 있다고 응답해 향후 투잡족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9, 10월 두 달간 전국 만 20~64세 경제활동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표본 규모는 1만명으로 95% 신뢰 수준에서 최대 허용오차는 0.98%포인트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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