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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與 찍었나 물어보니… “코로나 방역 잘해” “野 발목잡기 못마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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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與 찍었나 물어보니… “코로나 방역 잘해” “野 발목잡기 못마땅”

입력
2020.04.16 20:00
수정
2020.04.16 21:5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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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막말 논란 이어져… 누가 누굴 심판한다는 건지”

“조국 사태땐 실망했지만 노인 일자리 증가 등 복지 혜택”

제21대 국회의원선거 다음날인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한민국 미래준비선거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한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전날 종로에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를 꺾고 당선됐다. 이한호 기자
제21대 국회의원선거 다음날인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한민국 미래준비선거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한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전날 종로에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를 꺾고 당선됐다. 이한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전체 300석 중 180석을 차지하는 대승을 거두며 한국 정치사를 새로 썼다. 여야 간 견제와 균형이 절묘하게 유지됐던 역대 선거와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자 ‘바닥 표심’이 일제히 여당으로 쏠린 이유에 대한 해석도 분분하다.

지역구와 비례대표 선거에서 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을 동시에 찍은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16일 직접 들어봤다. 대부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문재인 정부의 후반부 국정 안정을 투표 이유로 꼽았다. 정의당과 민생당이 실책을 거듭하자 이 정당들을 지지했던 유권자들의 표까지 대거 민주당이 흡수한 것 역시 압도적인 승리의 동력으로 파악됐다.

◇“신종 코로나 확산 차단에 높은 점수”

민주당에 기꺼이 한 표를 던졌다는 유권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정부의 신종 코로나 대응에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오히려 정치 효능감을 높여 정권 지지도를 견인할 것이란 전망이 선거 결과로 입증된 것이다. 경기 안양시에 거주하는 회사원 A(28)씨는 “해외에서도 우리의 코로나 방역을 높이 평가하는 것을 보고 자랑스러워 문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해 한 표를 행사하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전했다. 경기 의왕ㆍ과천시 선거구의 김모(42)씨도 “신종 코로나 초기 중국인 입국 제한을 하지 않은 것은 못마땅했지만 이후 대응은 매우 잘했다고 생각해 민주당을 찍었다”고 했다.

국정 안정을 바라는 목소리도 높았다. 전남 나주시의 직장인 김모(30)씨는 “평소 정의당을 지지했지만 이번만큼은 미래통합당의 발목잡기식 정치를 막으려면 수권정당이 확실한 힘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투표 이유를 밝혔다. 서울 관악구 주민 이모(30)씨도 “현 정부의 적극적인 외교 정책이나 국민과의 소통 방식이 마음에 들어 지지했는데, 문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정쟁에 휘말리지 않고 국정을 이어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낙선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5일 밤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미래통합당 선개개표상황실에서 모든 당직을 내려놓겠다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낙선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5일 밤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미래통합당 선개개표상황실에서 모든 당직을 내려놓겠다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통합당, 누가 누굴 심판하나”

투표 전에는 지난해 하반기 내내 이어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로 민주당 지지층이 대거 이탈할 것이란 예단도 나왔지만 현실은 달랐다. 그보다는 문재인 정부에서 늘어난 복지혜택 등에 좋은 점수를 줬다는 유권자가 많았다. 서울에 사는 박모(45)씨도 “조국 사태 당시 정부에 실망도 많이 했지만 현 정권 들어 노인 일자리가 증가해 부모님의 생활 형편이 훨씬 나아졌다”고 말했다.

정국 안정을 바라는 표심이 늘었다는 것은 통합당의 ‘정권 심판론’이 전혀 통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민주당에 한 표를 준 다수의 유권자들은 “정권 심판론에 지쳤다”는 반응을 숨기지 않았다. 서울 강남구의 직장인 진모(31)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이 아직도 눈에 선한데 통합당의 막말 논란이 계속 이어지는 것을 보고 ‘정말 이 당은 안되겠다’ 싶었다”면서 “누가 누굴 심판한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됐다”고 비판했다.

진보정당인 정의당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낸 유권자들도 많았다. 직장인 윤모(32)씨는 “늘 비례대표는 군소 정당을 찍어왔는데, 이번에는 막말ㆍ대리게임 등 도덕성 논란이 있는 후보를 비례대표 1번에 둔 것을 보고 정의당에서 마음이 떠났다”며 “반면 더불어시민당에는 비례대표 취지에 맞게 각 분야 전문가들이 포진해 눈길이 갔다”고 했다.

◇“그나마 차악이라…민주당도 반성해야”

다만 민주당 표심의 상당 부분이 문 대통령 지지도에 의존했다는 건 사실이다. 야당에 대한 불신이 뼛속까지 박혀 그나마 ‘차악’을 선택했다는 유권자들도 적지 않았다. 경기 용인시 주민 김모(31)씨는 “최악의 정당을 제외하다 보니 민주당이 남아 투표하긴 했지만 이렇게까지 의석을 독식할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며 “20대 국회가 식물 국회였던 데는 여당의 책임도 있는데 또 ‘문재인 수호대’ 같은 정당으로 전락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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