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수성갑 패배… 지역주의 극복 잠재력은 여전
4년 전 총선 당시 보수 진영 아성인 대구 수성갑에서 생환했던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1대 총선에서는 좌절했다. 하지만 이미 지역주의 극복의 잠재력을 보여준 만큼 대권 행보는 이어가리라는 게 대체적 평가다.
4ㆍ15 총선 개표가 56.2% 진행된 16일 0시 30분 현재 득표율 60.3%를 기록한 주호영 미래통합당 후보가 38.7% 득표에 그친 민주당 김 후보를 21.6%포인트 앞서고 있다. 개표 초반부터 10%포인트 넘게 벌어진 격차가 더 커지는 모습이다. 주 후보 당선이 확실하다. 김 후보(37.8%)가 주 후보(61.2%)한테 크게 밀린 15일 KBS, MBC, SBS 지상파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와도 별 차이가 없다.
당초 예상은 접전이었다. 주 후보가 바로 옆 선거구인 수성을에서 내리 4선한 ‘대구 터줏대감’인 데다 ‘표적 공천’된 강적이었지만, 역시 4선인 김 후보가 현역이어서 선거운동 기간 여론조사에서는 두 후보가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이었다. 하지만 대구의 보수층 결집을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김 후보에게 이번 총선은 기회였다. 다시 승리해 국회로 돌아갈 경우 여권 유력 대선 주자의 입지를 굳힐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소선거구제로 치러지기 시작한 1988년 13대 총선 이후 대구ㆍ경북(TK) 지역구에서 처음 당선된 민주당 출신 의원이었다.
대권 의지도 강하다. 2일 출정식에서 “총선을 넘어 대구를 부흥시키고 지역주의 정치, 진영 정치를 청산하고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나라를 확실히 개혁하는 길을 가겠다”고 선언했다. TK 출신으로 대선 경쟁에 나설 만한 민주당 정치인을 키워달라는 메시지였다.
수도권(경기 군포) 3선, 문재인 정부 초대 행정안전부 장관 등 이력은 그를 여전히 ‘잠룡’이게 하는 저력이다. 범보수 득표율이 70%에 육박하는 다른 지역구에 비하면 선전한 셈이기도 하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영ㆍ호남을 거대 여야가 나눠 싹쓸이하는 분위기에 적지 심장부를 연이어 접수했을 경우 지역주의 타파라는 명분을 확보했겠지만 참패하지 않았다면 김 후보의 유력 주자 위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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