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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용성 집값 2억 하락? 알고 보니 1층 매매 ‘착시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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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용성 집값 2억 하락? 알고 보니 1층 매매 ‘착시효과’

입력
2020.04.14 08:29
수정
2020.04.14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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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아파트단지 전경. 뉴스1
서울의 한 아파트단지 전경. 뉴스1

정부의 공식 통계로는 서울 강남권에 이어 마용성(마포ㆍ용산ㆍ성동구) 집값도 하락세로 전환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집값이 내려간 것은 일반 실수요자들과는 사실상 무관한 초고가 아파트이거나 일부 저층이 매매되면서 나타난 착시효과일 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경기침체가 심화할 경우 시장에서도 체감할 수 있을 정도의 집값 하락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14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주(4월 6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4% 내렸다. 전주 0.02% 떨어지며 서울 아파트값이 41주 만에 하락세로 전환된 이후 하락폭이 커진 것이다. 특히 강북 집값을 이끄는 마포구와 용산구는 지난주 각각 0.04%씩 내렸다. 성동구도 0.01% 떨어졌다.

실제로 마포구의 인기 단지인 대흥동 마포자이2차 전용면적 84㎡ 매물이 지난 2일 13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2월 고점(16억4,000만원) 대비 2억5,000만원 떨어진 값이다.

하지만 거래 내역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얘기는 다소 달라진다. 최근 거래 매물은 1층인 반면 지난해 신고가를 기록했던 매물은 23층이다. 통상 1층과 20층 이상 로열층 매물은 가격차는 20%가량 나기 때문에 가격 하락으로 볼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4월 실거래가가 신고된 성동구 아파트 2곳 가운데 금호동 벽산아파트 전용 84㎡ 2층은 지난 2일 8억4,000만원에 팔렸다. 이 단지의 최근 저층 거래는 지난 1월 초 1층 8억1,900만원으로 저층 기준으로는 오히려 상승했다고 볼 수도 있다.

지난 1월 23층이 11억4,000만원에 팔렸던 성수동 쌍용아파트 전용 84㎡는 지난 7일 11억원(20층)에 팔렸다. 이 단지가 지난해 한 해 동안 3억원가량 올랐던 것을 감안하면 ‘찔끔’ 수준인 4,000만원 하락한 것이다.

일부 급매물이 나온 곳은 있다. 용산구 서빙고동 신동아아파트 전용 140㎡ 중층이 24억원에 급매물로 나왔다. 이 주택형은 2월 27억2,000만원에 최고가 거래된 바 있다. 이촌동에선 한가람아파트 전용 84㎡가 지난해 고점(17억5,000만원)보다 1억여원 싼 16억1,500만원에 지난달 거래됐다. 현재는 15억7,000만원에도 급매물이 나온다.

마용성 지역은 강북권 인기 주거지역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지난 한 해 신고가 경쟁을 펼쳐왔다. 고강도 세금ㆍ대출 규제인 12ㆍ16 부동산대책 이후 강남3구(강남ㆍ서초ㆍ송파구) 집값이 2월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선 상황에서도 상승세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정부가 지난달 단기 급등한 고가주택의 보유세를 대폭 올린 데 이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경제 전반이 위축되면서 강남권에서 시작한 집값 하방압력이 서울 전역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도 코로나19 사태가 더 길어질 경우 경기침체가 갈수록 심화하면서, 시장에서도 체감할 수 있을 정도의 집값 하락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부동산 가격은 자본의 힘이 결정하기 때문에 후발주자가 선발주자를 따라갈 수밖에 없고, 위기가 오면 강남과 비강남 아파트 간 동조화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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