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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사원 혀로 핥고… 소 배설물을 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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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사원 혀로 핥고… 소 배설물을 약으로…

입력
2020.03.23 20:0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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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나이지리아 수도 아부자의 국립 이슬람 모스크에서 20일 무슬림들이 금요 예배를 드리고 있다. 아부자=AFP 연합뉴스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수도 아부자의 국립 이슬람 모스크에서 20일 무슬림들이 금요 예배를 드리고 있다. 아부자=AFP 연합뉴스

종교활동이 ‘팬데믹(pandemicㆍ세계적 대유행)’ 단계로 발전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억제 노력을 가로 막는 최대 장애물로 떠올랐다. 연일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는 정부 권고에도 미증유의 재난 속 마음의 안정을 찾으려는 신자들의 발길이 종교 행사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역감염의 새 원천이 될지 모를 우려 탓에 한국뿐 아니라 각국 정부도 종교행사 개최 문제를 놓고 골머리를 앓는 중이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각국 종교단체들은 잇따라 예배 등 활동을 취소하고 있다. 이슬람 수니파 신학의 총본산으로 꼽히는 연구기관 이집트 알아즈하르는 21일 예배와 평일 기도를 중단했다. 이슬람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도 최고 성지 메카와 메디나의 상시 성지순례를 중지하고 예배와 기도를 불허했다. 시아파 맹주를 자처하는 이란 역시 4주째 금요 예배를 취소하고 성지인 마슈하드와 곰에 위치한 모스크까지 폐쇄했다.

하지만 신자들의 생각은 다른 듯하다. NYT는 “종교를 막론하고 신자들이 정부 당국과 상급 단체의 결정에 따르지 않는 추세”라고 전했다. 가령 뉴욕에서는 10인 이상 모임 금지 지침이 나온 13일, 결혼식 등과 결부된 종교행사가 대거 열렸다고 한다. 이란 국영언론도 “폐쇄 결정에도 불구하고 성지를 찾는 무슬림들의 행렬이 계속 되고 있다”고 16일 보도했다. 또 가톨릭 본산 바티칸이 위치한 곳이자, 코로나19 사망자가 가장 많은 이탈리아는 정부의 자택 격리명령도 소용 없이 성당을 찾는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대규모 지역 감염이 언제, 어디서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다는 얘기다.

대중의 불안 심리와 종교의 권위에 기댄 비과학적 ‘가짜 뉴스’도 횡행하고 있다. 미얀마의 한 불교 승려는 “라임 1개와 야자씨 3개를 먹으면 면역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란에서는 순례자들이 코로나19 감염을 막는다며 시아파 사원을 혀로 핥는 모습이 포착됐다. “소를 신성시하는 인도 힌두교도들은 소 대ㆍ소변을 질병 치료제로 여겨 바이러스를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영국 BBC방송의 보도도 나왔다.

상황이 악화하자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고심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코로나19 관련 정례 브리핑에서 “종교 지도자와 의견을 나눴다”고 말해 추가 조치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국가적 비상 국면에서 신앙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집에 머물러 달라”고 당부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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