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72시간 내 떠나라”… 필리핀 루손섬 봉쇄에 교민 6만명 귀국 어쩌나

알림

“72시간 내 떠나라”… 필리핀 루손섬 봉쇄에 교민 6만명 귀국 어쩌나

입력
2020.03.17 21:30
수정
2020.03.18 00:26
5면
0 0

 

 1,500명만 긴급 탈출 준비… 현지 정부 비협조로 사태 악화 

필리핀 군인들이 15일 밤 수도 마닐라로 들어오는 검문소에서 차량들을 돌려보내고 있다. 마닐라=AP 연합뉴스
필리핀 군인들이 15일 밤 수도 마닐라로 들어오는 검문소에서 차량들을 돌려보내고 있다. 마닐라=AP 연합뉴스

필리핀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수도 마닐라가 포함된 북부 루손섬 전체를 17일부터 봉쇄한다. 최대 6만명에 달하는 우리 교민의 귀국 문제가 시급한 현안으로 떠올랐다. 실제 출국 시간이 부족해 일단 1,500명만 우선 입국할 것으로 보인다.

주필리핀 한국대사관 등에 따르면 필리핀 정부는 외국인들의 출입국 허용 시점을 이날 0시부터 19일 0시까지 72시간만 허용하기로 했다. 이에 각국 대사관은 자국민의 귀국 교통편을 마련하느라 비상이 걸렸다. 한국 대사관 역시 이날 국토교통부와 긴급 수송책을 세워 필리핀으로 향하는 대한항공 및 아시아나항공 항공기를 모두 대형 기종으로 바꿔 약 1,000석을 확보했다.

하지만 모든 교민을 수송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규모다. 현재 필리핀 내 전체 교민은 8만5,000명, 당장 봉쇄 예정인 루손섬에도 5만~6만명이 체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루손 교민들을 전부 실어 나르려면 최소 현재의 50배 이르는 교통편을 확보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필리핀 한인회 관계자는 “필리핀 의료시설이 워낙 열악해 교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떠날 여건만 되면 즉시 탈출하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현지 대사관과 우리정부는 한 명이라도 더 많은 교민을 이송하기 위해 외교력을 총동원하고 있지만 필리핀 정부의 비협조로 상황은 계속 꼬이고 있다. 한동만 필리핀 대사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각국 외교단이 힘을 모아 출국 허용 시간을 늘려줄 것을 필리핀 이민청 등에 요청하고 있으나 결과를 장담하긴 어렵다”며 “최대한 국적기를 증편하고 1,500명이라도 우선 귀국시키는 데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행기에 당장 오르지 못하는 현지 교민들은 한국 외교력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있다. 필리핀에서 7년 째 숙박업을 하고 있는 한 교민은 “차후 한국 정부의 적절한 대응이 이어질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전날 “17일 0시부터 내달 13일 0시까지 루손섬 전체를 봉쇄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루손섬 주민들은 생필품 및 의약품 구매를 위한 이동만 허용되며, 격리 조치 위반 시 강력한 처벌이 뒤따른다. 필리핀에선 이날 기준 187명의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 이 중 14명이 사망해 치명률은 7.4%에 달한다.

하노이=정재호 특파원 next88@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