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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안 팔고 버텼는데”…이덴트, 마스크 생산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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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안 팔고 버텼는데”…이덴트, 마스크 생산 포기

입력
2020.03.06 07:17
수정
2020.03.06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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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매입 정책에 더 이상 손실 감수 불가” 대표가 입장 밝혀 

5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약국에 마스크 품절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5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약국에 마스크 품절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마스크를 생산해 오던 업체 이덴트가 정부의 마스크 매입 정책에 반발하며 생산 중단을 선언했다. 인건비와 생산단가를 고려하지 않은 조건으로 정부가 마스크를 매입하고 있어 손실을 더 이상 감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6일 이덴트 홈페이지에 따르면 신선숙 대표는 생산을 중단한다는 공지를 게재했다. 그는 “정부가 마스크 제조업체 생산량의 80%를 일괄 매입한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이덴트는 마스크 생산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5일 마스크 수급 안정화 일환으로 마스크 제조사의 의무 공급 비율을 50%에서 80%로 높인다고 밝혔다.

신 대표는 비용이 상승할 수 밖에 없는 구조임에도 저렴하게 공급해야 하는 상황을 생산 중단 이유로 들었다. 그는 “이덴트 마스크는 단가가 싼 중국산 원단과 필터를 사용하지 않고 서울 홍제동에서 한국 근로자 3명을 고용해 한 대의 기계를 돌리면서 생산하고 있다”며 “중국산 마스크와 생산단가를 비교할 수 없음에도 조달청에서는 생산원가 50%만 인정해주겠다며 통보하고 하루 생산량의 10배에 달하는 수량을 공급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덴트 하루 마스크 생산량은 1만장이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1만4,400장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1명을 추가로 고용하고 직원들이 주말 없이 연장근무를 해 왔다는 게 신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각종 수당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마스크 값 1원도 안올렸다”며 “중국이 부르는 대로 돈을 주겠다고 했지만 중국에 1장도 팔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신 대표는 “하지만 더 이상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마스크를 생산해야 하는 명분도, 의욕도 완전히 상실했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마스크 판매처를 일괄 지정하는 것에도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정부가 마스크가 꼭 필요한 의료기관(치과의원)에 판매하는 것도 불법이라고 지침을 변경했다”며 “이덴트는 치과인들 덕에 이만큼 성장해 왔기에 작게나마 도움이 되고자 최선을 다했지만 지금은 모든 직원이 의욕이 많이 저하된 상태”라고 전했다. 신 대표는 “대표인 제가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생산 중단 결정을 내리게 돼 진심으로 죄송하고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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