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3차 전세기를 통해 귀국한 교민과 중국인 가족 등을 태운 버스에 함께 탑승한 수송 요원이 12일 오전 임시 생활 시설로 지정된 경기도 이천시 국방어학원으로 들어가며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http://newsimg.hankookilbo.com/2020/02/12/202002121243036195_2.jpg)
중국 보건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중증 환자 수치를 오묘하게 공개해 파장이 일고 있다. 하루 중증 환자 증가수가 후베이성은 897명인데 중국 전체로는 871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신규 증가치를 계산하는데 후베이성이 중국 전역보다 더 수치가 많은 셈이다. ‘871>897’이라는 이상한 셈법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12일 “이날 0시 기준으로 중국 31개성에서 신종 코로나 중증 환자가 871명 늘었다”면서 “이중 897명은 후베이성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부분(후베이성)이 전체(중국 본토)보다 크다는 것이다.
일단 후베이성의 수치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이날 후베이성 위생건강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증 환자는 11일 5,046명에서 12일 5,724명으로 678명(13%) 늘었고, 위중증 환자는 1,298명에서 1,517명으로 219명(17%) 증가했다. 위중증이 중증 보다 심각한 단계인 점을 감안해 둘을 합한 중증 환자는 897명이다. 중국 국가위생위 발표와 맞아 떨어진다. 후베이성에서 경증 단계 환자에 대한 치료가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아 병세가 악화됐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따라서 중국 전역 집계에 의문이 제기된다. 국가위생위는 발표자료에 이례적으로 주석을 달고 “중증 환자가 12개 성에서 하루 동안 44명 감소한 반면, 후베이를 비롯한 8개 성에서는 915명이 증가해 총 871명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915-44=871’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신규 중증 환자 ‘증가’ 수치를 공개하면서 굳이 ‘감소’한 44명을 포함시켰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 후베이 이외 지역의 중증 환자 증가세가 누그러졌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억지 논리이거나, 아니면 이전 통계가 잘못됐다는 점을 자인하는 격이다. 이래저래 신종 코로나 관련 통계를 취합하고 발표하는 중국 보건 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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