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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학생들 사는 기숙사에 중국 방문자 격리시킨 연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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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학생들 사는 기숙사에 중국 방문자 격리시킨 연세대

입력
2020.02.11 13:17
수정
2020.02.11 20:59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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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무악4학사 B동 입구. 중국인 유학생 등 최근 중국과 동남아를 다녀온 이들을 2주 동안 격리하는 곳인데 유리문은 그냥 열려 있다. 독자제공
지난 10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무악4학사 B동 입구. 중국인 유학생 등 최근 중국과 동남아를 다녀온 이들을 2주 동안 격리하는 곳인데 유리문은 그냥 열려 있다. 독자제공

연세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해 중국인 유학생 등을 별도 건물이 아닌 현재 학생들이 거주하는 기숙사에 격리해 논란이다. 뒤늦게 이런 사실을 알게 된 기숙사 학생들은 혹시 감염되는 건 아닌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11일 연세대 학생들에 따르면 대학 측은 지난 7일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긴급 조치로 최근 중국과 동남아를 방문한 적 있는 기숙사 입사 예정 재학생들을 2주간 격리하겠다는 내용의 긴급 안내 메시지를 학생들에게 보냈다. 대부분 중국인 유학생들인 격리 대상 학생들이 2주간 개인실에 거주해야 하고, 외부 출입을 금지한다는 내용도 안내문에 담겼다.

문제는 대학이 기존 재학생들이 지내고 있는 기숙사를 격리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격리 대상 학생들은 연세대 기숙사인 무악4학사 B동에 머물고, 법학전문대학원생을 비롯해 행정고시 등을 준비하는 고시생들은 무학4학사 A동에 거주한다. A동과 B동은 1층 로비와 출입문을 공유하고 있어 사실상 같은 건물이다.

이런 상황에 대해 A동 고시생들은 학교 측으로부터 아무런 공지를 받지 못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행정고시를 준비하는 김호준(가명·24)씨는 “어떻게 격리 대상 학생들을 기존 학생들이 살고 있는 건물에 배치할 수 있는지 도무지 납득이 안 간다”고 말했다. 연세대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시험이 3주도 안 남았는데 감염되는 건 아닌지 불안해 죽겠다’ ‘학교가 제대로 격리를 하는지 믿을 수 없다’ 같은 항의성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연세대 커뮤니티에서 학생들이 격리대상과 같은 건물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공지 받지 못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사진 연세대 커뮤니티 캡처.
연세대 커뮤니티에서 학생들이 격리대상과 같은 건물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공지 받지 못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사진 연세대 커뮤니티 캡처.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날 격리된 학생들이 지내는 무악 4학사를 확인해보니 B동 출입문은 아예 열려 있었다. 격리 시설인데도 정작 출입에 아무런 통제가 없는 셈이다. 심지어 격리 대상 학생들에게 도시락을 배달하는 과정에서도 별도의 방역 작업은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이를 본 한 학생은 “문도 활짝 열어두고 이게 무슨 격리냐”며 어이없어 했다

연세대 관계자는 “생활관에 연락해 감염 방지 대책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파악하고 있다”며 “조속히 추가 대책을 마련해 학생들의 불만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영훈 기자 hu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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