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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선의원 출신, 靑 내에서 입지 굳어” 공소장서 드러난 백원우 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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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선의원 출신, 靑 내에서 입지 굳어” 공소장서 드러난 백원우 위세

입력
2020.02.11 04:3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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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거 개입’ 13차례 등장… 유재수 사건에도 적극 개입 적시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지난해 11월 20일 청와대 본관에서 조국(오른쪽) 당시 민정수석과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지난해 11월 20일 청와대 본관에서 조국(오른쪽) 당시 민정수석과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2선 의원 출신으로 청와대 내에서 입지가 굳은 피고인 백원우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했다.”

검찰이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공소장에서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의 관계를 묘사한 대목이다. 검찰 내에서도 ‘선거법 전문가’로 꼽히던 박 전 비서관조차 백 전 비서관의 위상 때문에 위법한 지시도 거부하지 못했다는 게 검찰 수사 결과다. 백 전 비서관의 청와대 내 입지는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무마 사건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10일 청와대 선거개입 사건 공소장에 따르면 백 전 비서관은 김기현 전 울산시장 하명수사와 관련해 총 13차례 등장한다. 검찰은 하명수사의 시작과 끝에 백 전 비서관이 있었던 것으로 봤다. 백 전 비서관은 문해주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으로부터 김기현 전 울산시장 관련 비위와 관련한 범죄첩보서를 보고 받았다. 이어 박 전 비서관에게 경찰에 첩보를 하달할 것을 요청하면서, “김기현 시장에 대한 집중적 수사가 되도록 해 달라”고 전했다.

검찰 공소장에 적시된 백원우 혐의. 그래픽=김문중 기자
검찰 공소장에 적시된 백원우 혐의. 그래픽=김문중 기자

백 전 비서관과 같은 1급 비서관이었던 박 전 비서관은 경찰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백 전 비서관의 부당한 청탁을 받았지만 이를 거절하지 못했다. 그는 백 전 비서관의 요청에 따라 울산지검 고위 관계자에게 전화해, 김 전 시장을 수사하는 경찰을 도와달라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백 전 비서관은 이와 별도로 민정비서관실 관계자들을 울산에 직접 내려 보내 경찰 수사 상황을 파악하는 한편,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을 통해 수사 상황을 별도로 보고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백 전 비서관의 ‘막강한 권력’은 유재수 전 부시장 감찰 무마 사건 공소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박 전 비서관과 조국 당시 민정수석에게 적극적으로 유 전 부시장의 감찰 중단을 제안하고, 금융위원회의 인사 처리에도 개입하는 것으로 적시돼 있다. 조 전 수석은 박 전 비서관에게 ‘백원우 비서관과 유재수 감찰 건 처리를 상의해 보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에 감찰이 중단된 이후 백 전 비서관은 박 전 비서관을 배제한 채 유 전 부시장 소속 기관이었던 금융위원회에 연락해 유 전 부시장의 사표를 받는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런 공소사실에 비춰봤을 때 백 전 비서관이 청와대 안에서 ‘실질적 민정수석’ 역할을 했다는 분석까지 제기한다. 하지만 백 전 비서관은 지금까지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그는 김 전 시장 첩보 하달과 관련해 “관련 제보를 단순 이첩한 이후 그 사건 처리와 관련한 후속조치에 대해 전달받거나 보고받은 바 조차 없다”면서 “조국 당시 민정수석에게 보고될 사안조차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그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지난해 11월 말이 마지막이다. 김 전 시장에 대한 수사가 시작된 이후 조 전 수석을 비롯해 청와대가 21차례에 걸쳐 보고를 받았다는 공소사실에 대해서도 백 전 비서관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2018년 8월 15일 ‘드루킹’ 김동원씨의 인사청탁과 관련해 서울 서초구 허익범 특검 사무실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2018년 8월 15일 ‘드루킹’ 김동원씨의 인사청탁과 관련해 서울 서초구 허익범 특검 사무실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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