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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무증상 감염 공포’ 현실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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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무증상 감염 공포’ 현실화하나

입력
2020.02.07 01:0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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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서 17ㆍ19번 환자 감염시킨 말레이인 당시엔 무증상

콘퍼런스에 우한 대표단도 참석…“제3자 의한 감염 가능성도”

17ㆍ19번 환자가 방문했던 싱가포르 그랜드하얏트 호텔 전경. 호텔은 확진자 발생이 알려진 5일 방역작업을 실시했다. AFP연합뉴스
17ㆍ19번 환자가 방문했던 싱가포르 그랜드하얏트 호텔 전경. 호텔은 확진자 발생이 알려진 5일 방역작업을 실시했다. AFP연합뉴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17번 환자(37)와 19번 환자(36)는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열린 비즈니스 관련 콘퍼런스에서 말레이시아인 확진자 A(42)씨를 접촉한 뒤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모국으로 돌아간 A씨가 지난 3일 현지에서 확진 판정을 받고, 두 확진자 소속 회사 측이 이 사실을 알리면서 두 환자도 격리 조치돼 검사를 받고 5일 확진 됐다. A씨가 접촉 당시 아무런 증상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혹시 모를 ‘무증상 전파’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콘퍼런스 중 중국인이나 다른 국가 인물을 통해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가능성도 있어 무증상 감염이라 단정짓기는 이르다는 주장도 나온다.

6일 질병관리본부(질본)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직장 동료인 17ㆍ19번 환자는 지난달 18~24일 일정으로 싱가포르의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국제 콘퍼런스에 참석했다. 두 사람은 이곳에서 말레이시아인 확진자 A씨와 식사를 하는 등 밀접하게 접촉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접촉 당시 A씨는 별다른 감염 증상이 없었고 지난달 23일 본국으로 돌아간 뒤에야 증세를 느끼기 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17번 환자가 증상을 느끼기 시작한 것도 귀국 즈음인 지난달 24일이다.

만약 17ㆍ19번 환자가 A씨를 통해 신종 코로나에 감염됐다면 일명 무증상 전파 여부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에 대해 “경우의 수를 따져가며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세 사람이 참석한 콘퍼런스의 규모가 컸던 만큼 제3자에 의한 감염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다는 얘기다. 싱가포르 당국에 따르면 콘퍼런스에는 총 109명이 참석했는데 이중에는 신종 코로나의 진원지인 중국 우한에서 온 대표단도 있었다. 콘퍼런스 참석자 중 한국인은 17ㆍ19번 환자를 포함한 4명이다. 이중 국내에 있는 1명은 자가격리 중이고 현재 별다른 증세가 없으며, 또 다른 1명은 해외 체류 중으로 보건당국이 연락을 취하고 있다.

경로를 알 수 없는 감염사례가 속출하면서 지역사회의 공포는 커지고 있다. 보건당국이 지난 2일 이미 “신종 코로나는 무증상, 경증 환자에게서 감염 전파 사례가 나와 기존보다 관리가 어렵다”고 인정했음에도 이와 관련한 뾰족한 방역대책은 없기 때문이다. 6일 수원시에서 15번(43)에 이어 두 번째 환자(20번ㆍ41)가 확인되자 염태영 시장은 “중국 우한에서 귀국한 15번 환자의 증상 발현 전 동선을 모두 공개하라”고 질본에 요청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현재는 환자의 증상 발현 이틀 전부터의 동선만 공개하고 있는데, 이는 “개개인의 감각에 따라 주관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어 (방역상) 정확한 기준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를 무증상 감염이라 단정할 수 없지만 초기 증세가 미약한데 초점을 맞춰 방역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7번 환자와 A씨의 증상 발현시기가 비슷하기 때문에 다른 확진자에 동시에 노출됐을 가능성도 있다”며 “감염 초기 증세가 모호하기 때문에 진단ㆍ방역 과정에서 보다 민감하게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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